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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8 23:07 - 쿠나

이번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에 대해서

SNS를 보다 보면 맞는 말도 있고, 틀린말도 있고,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자신의 스탠스와 다르면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번 살인사건도 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무도 중재해 줄 이 없는 SNS에서의 토론은 사실상 재앙에 가까웠다.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가 나는 고민했고, 그 내용을 여기 정리해본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나름 확고한 잣대를 들고 써 봄.


  1. 일단 이번 사건을 보고 "쌤통이네"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고, "특정 집단에 의한 혐오"라는 주제도 엄연한 참이다. 후자는 범죄자가 인정한 내용이니 더이상 노 코멘트.
  2. 그렇다면 문제의 본질은 (여성)인권이다. 요즘 우리는 계속해서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 게임할 권리, 쉴 권리, 성적인 콘텐츠를 볼 권리, 그리고 청소년 인권, 다음은 여성 인권. 이제 다음의 권리 침해는 어디로 갈까? 여성이 밤 길거리에서 칼빵맞아 죽는게 이상하지 않는 더이상 치안을 믿을 수 없는 사회. 이렇게 생각하면 충분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을지.
  3. 그런데 자꾸 본질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다음 생애에는 남자로 태어납시다" - 처음에는 위로하는 의미에서의 이야기겠지만, 점점 쓰임새가 자포자기 식으로 쓰여집니다. 남자로 태어난다고 여성인권이 해결이 될리는 없지요. "가해자인 남성으로서 책임지고 여성을 위로해 주어야 한다" - 물론 여성분들은 수많은 남성분들에게 피해받았지만, 대다수의 남성이 가해자일까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은 여기에서 공감하지 못하고 불편해하기 시작합니다.
  4. 그리고 이를 보고 분개한 일부 참을성 없는 남자들의 여혐비방글 공세 시작.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남혐비방. 주제는 흘러흘러 "남자들은 여성 안전을 위해 밤 10시 이후에는 나가서는 안된다"라는 글이 공감을 얻기 시작. 여전히 저 같이 하루종일 학교에 처박혀 있다 돌아온 사람들은 공감도 얻지 못하고 당연히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혐오감 형성.
  5. 원래 주제는 어디로 간 거죠? 여전히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진정한 페미니스트 분도 있지만, 어그로 글이 훨씬 잘 퍼지고, 선동당하기도 쉽겠죠. 비극적인 사건에 자신의 스탠스(남혐/여혐)와 일반화가 섞여서 토론은 순식간에 개싸움이 됩니다. 싸움 좋아하시나요? 전 싫은데, 여러분들도 싫어하실듯.
  6. 결국 보호받아야 할 여성 인권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멀쩡한 사람들까지 여성(남성)을 혐오하게 되는 일반화의 오류를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굳이 남을 혐오하는 걸 좋아하나요? 아무도 그러고 싶진 않을테죠?



어쩌면 치안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제도와 그 대책이 제대로 돌아갔더라면 작금의 사태는 사실 벌어질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정한 문제는 우리에게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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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19 01:14 신고

    여자(ㅁㄱ)는 남자를까고 남자(ㅇㅇ, ㅇㅂ)는 여자를까고 경제가 나빠지고 성차별이 심해질수록 저 심화될겁니다.
    지금은 빙산의 일각. ㅇㅂ는 모르지만 ㅇㅇ인 유져가 파란동네나 검은동네에 널린건 사실.
    솔직히 ㅇㅂ나 ㅇㅇ는 솔직히 쓰레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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