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여행

[2023 도쿄여행-1] 나리타 도착, 가와구치코 이동

lazykuna 2023. 5. 30. 00:27

여행 첫 날이다. 정말 간만에 느긋하게 8시쯤 일어나 밥도 먹었지만 비행기는 오후 2시 반이고 공항버스는 10시 출발이라 할 게 없다. 그래서 노트북 열고 일이나 좀 더 하기로 했다. 여행 간다고 내 (회사) 할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 … 흑흑.

 

공항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보는 인천대교

 

곧 인천공항 1터미널에 도착한다. 오전 11시.

 

오랜만에 보는 한결같은 인천공항이다. 빠르게 체크인.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약했던 시트 대신 비상구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분명히 저기 예전에 앉았는데 구렸던거 같은데… 하지만 순순히 자리를 바꿔주는 찐빠를 저지르고 만다!

체크인도 끝났겠다, 느긋하게 공항 돌면서 화장실도 가고 유심도 챙기고 예약환전한 엔화도 챙긴다. 이번엔 안 쓰고 남아있던 25만엔 + 새로 환전 40만엔 총합 65만엔 정도를 들고간다. 솔직히 한국에서 이미 대부분을 선결제한데에다가 이번엔 식도락도, 굿즈도 목적이 아니라 많이 안 쓸거 같았지만 조금 여유(?)롭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결산하고 나니 그게 옳다는 것이 확인됨…

여기 차 전시하는 건 여전하다. 이번엔 G90이네. GV80일때가 더 간지였는데. 근데 이거 법인차 아니라 개인차로 사는 사람이 있나?

이제 밥을 먹어야 하는데, 여행은 거지같이 다녀야 그게 여행이지 같은 이상한 자기합리화를 하며 샌드위치+음료수를 배불리 먹었다. 참고로 대충 먹더라도 당이랑 물은 안 걸러야 여행에 지장이 없다.

대충 다 먹고 나니 12시 반쯤 되었다. 느긋하게 입국수속을 한다. 마약도 이상한 물건도 없는 해외출국 경력직 일반인이라 걸릴 게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걸으면서 면세점 보는데 흥미 동할만한게 없어서 그대로 탑승 게이트으로 직행해서 비행기 올 때까지 다시 노트북 펴고 일 (…)

창문이 너무 작아...

오후 2시가 넘어가자 되자 슬슬 줄을 서고 탑승을 시작한다. 아니 그런데 비행기 자리 앉아보니 비상구 자리라고 창문도 엄지손톱만한데다가 짐도 다리에 못 두게 한다. 창문 있다며!!! 또 속았다… 😭 다음엔 안 바꿔준다.

2시간 금방 지나간다. 나리타에 도착 직전.

점마 궤적이 와저러누...

나리타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0분쯤. 비행기 택싱이 끝나고, 내리고, 출국수속 하고 짐 찾고 이동한다. 여기도 공항이 좀 큰 편이라 무려 터미널을 가기 위한 공항철도가 있더라. 공항직원들이 이리 오라고(向こう) 하는 소리를 듣고, 벽면에 그려진 마리오가 반갑게 맞이하는 걸 보니 이제서야 여행의 시작이라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쭉 타고 이동하니 나리타 1 터미널에 도착한다. 뭔가 4년동안 안 온 사이 많이 현대화 된 거 같은게 한국같다는 느낌 마저도 든다. 이 쯤이 오후 5시. 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가와구치코에 늦지 않게 가기 위해서는 지체할 시간이 별로 없다.

일단 스카이라이너 표를 끊으러 이동… 5:20 열차가 있어서 바로 예약 부탁했다. 배차는 대충 20~30분 사이인데 운이 정말 없는 게 아니라면 실제로는 한 10분정도 뒤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게 되는 듯 하다. 그리고, 사실 우에노가 신주쿠에 이동하기는 더 가깝지만 노선을 잘못 본 덕에 닛포리까지 이동하게 됐다…

여행가면서 수분 보충은 빼먹으면 큰일난다. 그리고 동시에, 일본 특유의 음료수를 먹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단 일본 왔으면 고고노 고-챠를 안 먹어줄 수가 없어서 먹어줬다.

이동하는 동안에는 할 거 없어서 또 일 했다.

 

일단 닛포리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어간다. JR 야마노테선 타고 신주쿠로 고고혓. 야마노테선은 우리나라 2호선과 같은 위상의 도심 순환노선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예-전에 삿포로 갔을 때 샀던 키타카가 여기(도쿄)에서도 잘 동작한다는 거다. 충전도 아무 문제 없이 됨. 걍 이제는 어지간한 IC끼리는 다 호환 되는듯. 키타카가 JR 북해도에서만 된다는 나무위키는 반성하라. 그리고 이건 긴가만가 한데, 내 기억이 맞으면 후쿠오카에서도 키타카가 됐던 기억이 얼핏 있다.

신주쿠 도착하니 6시 반쯤 되어가는데, 역이 엄청 크다. 대충 느낌 상 서울역? 혹은, 적어도 강남역 (신분당+2호선) 정도의 거대하고 복잡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퇴근 시간대라는 걸 잊고 있었는데, 사람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당장 무거운 캐리어를 코인 락커에 넣어두고 밥을 먹으러 가고 싶었으나 보이는 코인락커들이 모조리 사용중이어서 뾰족한 수가 없었다. 여기서 살짝 공황장애 올 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생각해봤는데, 일단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버스 타는 곳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다. 찾아보니 신주쿠역에 버스타(新宿バスタ)가 있다고 하는데, 뭔가 네이밍이 재밌다. 그런데 내가 있는 곳에는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내가 있는 곳은 신주쿠 JR 노선쪽이고, Southeast Gate 쪽에 신주쿠 역(신칸센 등)이 따로 있는 것이다. 일단 사람지옥을 뚫으면서 가보기로 한다. 참고로 일본은 게이트 이름을 쓰기보다는 North Gate/South Gate 같이 방위를 이용해서 표기하는 경우가 더 많더라.

어후 사람 너무 많다

동시에 건너편에 신주쿠 버스타가 눈에 훤히 들어온다. 이쯤되면 한시름 놓고 밥을 먹으러 갈 수 있겠다.

근데 여기 딱 보기엔 음식점이 없어보이는데, 사실 신주쿠역(NEWoMan 써진 데), JR역 위쪽(LUMINE 써진 곳)에 있던 게 전부 다 백화점이었다. 백화점에 푸드코트를 찾아가서 밥을 먹으면 되는 거였는데 바보 같이 음식점 찾느라 고생만 하고 시간도 빡빡한데 날려버림… 😅

참고로 저 대교 위가 사진찍기 아주 좋은 핫스팟이다. 도쿄의 야경은 왜 이렇게 멋진 걸까.

저기도 무슨 탑이 있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대교를 다시 건너가서 신주쿠 JR역쪽 백화점에 들어가면 바로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7층 푸드코드 올라가면 바로 먹을데가 있다.

오므라이스를 팔길래 못 참지, 바로 들어가서 먹었다. 메뉴에 한국어 외국어 병기가 안 되어 있는거 보니 네녀석은 참 음식점이구나.

대충 배를 떼우고 바로 바스타로 이동하다 보니 뭔가 멋지게 불이 켜진 난간이 보인다. 알고 보니 여기가 신주쿠 마스코트 중 하나인 뗑컨 공원이다.

바로 사진 찍어버리기~

여어 히사시부리

이제 슬슬 위쪽 바스타 터미널로 이동한다.

추가 물 공급을 했다. 맛있는 녹차라는데, 네놈들은 이게 맛있더냐. 큿소오~ 그래도 다 마셨다.

8시 좀 넘어가니 버스가 온다. 내가 찾던 버스인지 확인하는 방법이 대충 두가지 정도 있는데, 근처 전광판에 게이트랑 버스 번호가 써 있으니까 그거보고 확인할 수도 있고, 또 버스 자체에 목적지가 전광판에 쓰여 있어서 그걸 보고 탈 수도 있다. 어차피 타기 전에 기사님이랑 경찰? 분이 확인 한번 더 해 주시니까 문제 없다.

앗... 타이토 게임 스테이션이... 하지만 이번 여행의 대의를 위해서 갈 수가 없다 😭

일본 버스는 화장실이 있다. 안심이 된다. 정작 나는 쓸 일이 없었다. 그리고 음식 먹는게 허용되는 건지, 건너편 여자 둘이서 도시락 먹고 맥주캔 까고 난리가 났다. 그리고 길이 더럽게 막히던데, 왜 그런가 했더니 츄오 고속도로 본선이 편도 2차선인데 도로보강한답시고 차로 한개를 통째로 막았다 (!!).

한국이든 일본이든 본선에서 나가는 길 막히는 건 똑같구만...

약간 늦었지만 그래도 적절하게 가와구치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때가 오후 10시 20분 쯤. 비행기 도착이 4시였고 출발이 2시 30분이었으니, 거진 반나절을 이동하는 데만 썼다고 할 수 있겠다. 아무렴 어떤가, 적어도 “첫날에 가와구치고 도착”에는 성공했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데나 캐릭터 넣고 보는 일본식 센스는 여전하다. 근데 가와구치코가 유독 유명한지 다른 역에는 이런게 없고 여기에만 가와구치코쨔응이 있다.

오늘 잘 곳인데 최종던전 같냐.

가와구치코 최저가 숙소인데, 역 바로 앞이다. 보통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그럴만도 한게 호텔이 꽤나 낡았더라. 그래도 나름 있을 건 다 있어서 나쁘지 않았고, 접근성이 좋은 확실한 장점이 있어서 좋았다. 물론 좀 멀리 떨어진 호텔들도 나쁘지는 않은게 (셔틀)버스가 있어서 어떻게든 갈 수는 있다. 하지만 밤 늦게 오게 된다면 버스가 다 끊기는 관계로 여의치 않을 수는 있음.

아무튼 숙소 체크인 하러 가니 지긋한 노인분이 계셨다. 체크인 하겠다고 하니까 여러가지 안내사항들을 알려주시는데, 역시나 일본어 빼고 못 하신다. 대충 무슨 말 하는진 다 알아먹었는데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지 할배가 자꾸 번역기로 한국말로 번역해주시려고 함;;

일단 카운터는 오후 11시 반까지만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소규모 호텔들은 다 영업종료 시간이 있나 보다. 그리고 외출 시 키를 카운터에 놓고 가랜다. 마스터키가 없는 걸까.

인테리어가 좀 많이 낡긴 했는데 의외로 있을 거 다 있다. 화장실도 있고 비데도 있고 욕조도 있고(입식밖에 못함) 포트도 있고 냉장고도 있고… 혼자서 염가에 묵기는 괜찮을 듯?

자기전에 장노출 사진 함 갈겨주고~ 폰주제에 별까지 잘 찍힌다.

이제 내일은 여행의 하이라이트 렌트카가 있다. 잠깐 나가서 가와구치코라도 구경할까 했지만 컨디션 조절을 위해 곱게 자기로 했다. 과연 내일 무사히 잘 다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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