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여행

[2023 도쿄여행-4] 도쿄 시내 여행 — 신주쿠, 긴자, 아키바

lazykuna 2023. 6. 2. 00:26

아직 오후 2시반이라 시간은 이르지만, 내 마음은 급하다. 오늘, 못해도 내일 오전까지 돌아다녀야 할 곳이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 친구 술 대행
  • 신주쿠, 긴자 사진찍기
  • 아키바 숍들 들리기

마지막 게 좀 큼직하지만… 딱히 이번 여행 메인은 아니니까, 천천히 하기로 하고 일단 술을 좀 사기로 해서 리쿼샵에 들렀다.

사람 드럽게 많다. 약간 강남 느낌. 그와중에 코인락커는 또 만차임. 어쩔수 없이 캐리어 끌고 돌아다니는 수밖에...

이런 사람은 국적을 안 가리고 있구만 ㅎ...

신주쿠에 있는 리쿼샵, 시나노야 신주쿠점. 꽤 크더라. 다만 의외로 취급하는 술은 좀 적은 느낌이었다. 아드벡은 아예 팔지를 않네.

움직이면서 가부키초 거리를 지나쳐 갔다. 정말 야쿠자가 유흥업소 앞에 떡하니 서있더라. 비싼 차들도 꽤 있고 왜인지 교복 패션의 남녀들이 담배피고 있는 게 낮인데도 분위기가 살짝 음험한 느낌이다. 사진 막 찍으면 혼날거 같아서 살살 지나쳐 감 ㅎㅎ.

근처에 뜬금없이 신사가 있길래 구경차 들어가 봤다. 하나노조 신사. 도시 빌딩 한가운데에 떡하니 신사가 있는 게 묘한 느낌.

주변은 온통 포장마차로 가득한 것이 자본주의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하쿠레이 레이무가 여기서 모티브를 얻은게 아니었을까.

단고를 팔길래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별로 맛 없다… 비싸기만 하다. 이게 무슨 500엔이냐

신주쿠는 자전거 주차하는 데도 돈이 든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빡센듯 하면서도, 지금의 한국처럼 아무데나 공용 자전거가 내팽겨쳐져있는 것보다는 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신주쿠 큰길가에 나오면 있는 카부키쵸 시장 팻말. 밤에 오면 참 예쁜데 시간이 안 나는게 아쉽다.

큰길가를 건너서 가면 골목 시장이 나온다. 오모이데요코초. 여기도 밤에 찍으면 상당히 감성있기로 유명한 거리. 느긋하게 길가 포차에 앉아서 거리 음식을 즐기면 즐거움이 두 배. 근데 밤에 올 시간이 안 날거 같네...

긴자 먼저 들릴까 했는데, 도저히 캐리어 맡길 각이 안 나와서 그냥 포기하고 숙소에 먼저 체크인 하기로 했다. 묵기로 한 숙소로 이동한다.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지하통로가 꽤 큰데, 문화의 거리 비슷한 건가 보다. 그 장소에서 종종 이것저것 행사를 하기도 하나 본데, 오늘은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그 와중에 가는 길에 익숙한 살로메가 보이길래 찰칵. 요즘도 이 친구 잘 나가나.

숙소는 미나미센주역 근처에 있다. 이 역 근방에 JR 화물역과 함께 메트로 역이 있어 꽤나 거대한 철로를 육교에서 구경할 수 있다.

대충 오늘 잘 곳

여기가 좀 신기한 곳인데, 1박 가격이 코인락커보다 싸다 (당일치기 예약도 4100엔이면 되고, 최저가 예약으로 3만 2천원). 방이 좁긴 한데 층고가 높아서 그렇게 답답하지만은 않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인데 넓찍한데다가 의외로 사람 마주치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그렇게 불편하지가 않다. 그리고 주인분이 굉장히 설명을 상세하게 해주셔서 좋았고, 내가 본 일본인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이라 신기했다.

캐리어랑 짐 버려두고 딱 잘 만큼만 공간이 나옴 🤔

아무튼 짐만 버려두고 다시 아키바로 이동한다. 뭔가 딱히 살 계획은 없지만 가면 살게 있겠지?

아키바 역 입구 나오면 반겨주는 숍 중 하나인 M’s. 성인용품 가게인데 뭔가 열려있는(?) 기분이라 그런가, 사람들이 관광차 많이 오더라. 항마력이 충분하다면 가서 한번쯤 들러보고 살 거 있음 사도 괜찮을지도?

SEGA 게임장들이 GiGO로 다 이름이 바뀌어 있더라. 굳이 왜…?

일단 이번에 아키바에 온 목적은 티셔츠를 사기 위해서였다. 홀로라던가, 적당히 십덕(?) 흔적이 남는 게임 셔츠를 구할 수 있다면 제일 좋을 듯. 풀컬러는 좀 부담스럽긴 한데 죠죠 같은 거라면 살지도? 😋

근데 아키바 입구 근처에도 힙한(?) 티셔츠 파는 가게가 있더라. 들어가서 좀 봤는데, 와패니즈를 겨냥한 티셔츠가 많았다. 살만한 게 있나 봤는데, 너무 와패니즈향이 짙은게 많아서 막상 입고 다니기가 뭣해 그냥 나왔다.

그대로 위로 쭉 올라가서 “카미카제 스타일” 옷집을 들렀다. 여기에 재미있는 셔츠가 많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눈여겨보고 있었다. 근데 막상 들어가보니 여기도 비슷하게 와패니즈 셔츠가 많더라. 밈으로 유명한 란란루 티셔츠가 있는건 인상적이었는데, 막상 사도 안 입을 거 같아서 (…) 고민에 고민만 하다가 결국 내려놓아버림. 오타쿠 셔츠도 몇개 있던데 (메이드래곤이랑 기타등등…) 내 픽은 아니어서 냅뒀다. 주인아저씨 미안해요.

여기서는 결국 404 Not Found 셔츠밖에 못 건졌다. 페도라 모자가 하나 있어서 인상적이어서 샀는데, 이거 사자마자 박음질이 다 뜯어져서 몹시 불만족스러움. 😕

옆 근처에도 힙한 셔츠 파는 가게가 있던데 여긴 옷은 예쁜데 너무 비싸서 못 사겠더라... 쿠팡콜렉션 입고 다니는 나한테는 무리였다.

이-글 셔츠 살까 망설였는데 너무 커서 포기함.

내려가면서 아미아미 아키하바라 점이 있길래 들러봤는데, 여기도 딱히 뭔가 살만한건 없었다. 개인적으로 홀로나 북두의권, 원펀맨, 혹은 코나미 같은 좀 무난한 셔츠(?)가 있으면 하나 집어보려고 했는데 때가 아니라 그런가 하나도 안 파네. 사실 요즘은 굳이 오프매장보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그런 걸 구하는 게 좀 더 편하기도 할 것이다.

근데 뜬금 니케가 있네. 일본에서 생각 이상으로 잘 나간다더니 진짜 잘 나가나 굿즈도 파네.

원신도 판다. 참고로 오른쪽 구석에 아주 작은 페이몬을 염가에 팔고 있어서 하나 집어 옴.

의외로 홀로 굿즈가 거의 없다. 아마 주로 통판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가끔가다 보는 코너도 이정도 수준밖에 없음.

이상한(?) 버튜버들이 은근 많던데 어디 소속인지도 모르겠다. 니지인가? 덕질을 너무 게을리 했더니 아는 게 없구나...

아무리 바쁘게 돌아다니더라도 밥은 먹어야 한다. 전부터 점찍어놓은 아키바 근처의 수프가게로 들어가 보았다. 그럭저럭 먹을만 하지만, 건더기가 꽤 많이 적기 때문에 건더기 추가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고 북해도의 그 맛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나중에 북해도 가서 다시 먹어야지 😭.

아키바 역 남쪽에 다리가 하나 있는데 여기 은근 분위기 좋다.

온갖 숍들이 즐비한 아키바에서 들러야 할 굿즈 샵 두개만 뽑는다면 라디오회관이랑 게이머즈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가 게이머즈 건물. 통째로 임대해서 쓰고 있다. 다만 진열된 굿즈 양이나 퀄은 다른 숍들이랑 별반 차이는 없어 보임. 아마 건물 통째로 사용하는 덕분에 전용 홀이 있고, 거기서 이벤트 같은 걸 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한번 쭉 들리고 나서 라디오회관을 가니

이럴수가, 벌써 8시 반이 훌쩍 넘어서 점포들이 문을 슬슬 닫기 시작한다. 만다라케 같은 중고샵도 들러야 하는데, 어쩔수 없이 내일 가보는걸로 해야겠다.

나름 거대한 중고숍인 북오프는 9시까지 열길래 잠깐 들렀는데, 책 같은걸 사지 않아서 그냥 슥 둘러보고 나왔다. 혹시나 해서 봤는데 아이폰 중고도 비싸더만 -_-...

일본의 축전 광고는 역시 원조답게 급이 다르다. 1층 유리 통째로 써서 동프 20주년을 축하하는 모습.

대충 오늘 아키바에서 볼 건 다 봤으니 이제 갈 곳은 긴자.

긴자에서 가장 큰 리쿼샵 중 하나다. 긴자 777. 확실히 규모가 큼. 근데 여기도 아드백 코리브레칸이 없네.

하지만 걱정마라 근처에 3군데나 리쿼샵이 더 있다. 딱 한 군데에 코리브레칸 있길래 집어 옴. 운이 좋았다.

여기도 은근 가부키쵸 느낌 난다. 좁아터진 골목길에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에스컬레이드가 돌아다니고, 아마 야쿠자들로 추정되는 정장입은 사람들이 길목에 서있고, 건물에서 나오는 직장인들을 예쁜 누나들이 배웅해주는 모습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긴자의 상징인 긴자 팔리스를 안 찍고 갈 수가 없지.

도큐플라자 올라가서 밤 9시면 문을 닫는댄다. 지금은 이미 10시인 상황. ㅠㅠ. 내일 리트해봐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보는데 케이세이선에 지연 정보가 좀 떴길래 내일 출국이라 살짝 걱정했는데, 별 일은 없더라. 그리고 일본이 대중교통이 참 좋은게 저렇게 정시 운행을 하려고 노력이라도 하는 점이라고 생각함.

10시반쯤 숙소에 돌아와서 짐을 풀고 다시 나간다. 아직 더 봐야 할 게 있다. 센소지랑 도쿄 스카이타워 보러 ㄱㄱ혓. 센소지까지는 약 17분 정도 걸어야 한다. 이틀때 걷기만 하니까 슬슬 다리가 아프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라서 더 늦기 전에 열심히 걸어야 한다.

그렇다 저 멀리 보이는 도쿄 스카이타워까지 걸을 것이다. 호텔에서 찍었는데 잘 보이네.

가는 길에 무슨 이름인지 닉네임인지 모를 것들이 적혀있는 등들이 길거리에 있었다. 센소지와 상관이 있겠다만, 저게 뭘까? 후원자 목록?

한 20분정도 걷다 보니 어느덧 센소지에 다다랐다.

크다 커

불 다 꺼졌어도 예쁘다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다 닫았다. 그래도 조명들이 모조리 다 들어와서 나쁘지 않은 광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돌아다니더라.

적당히 구경했으면 이젠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도쿄 스카이트리를 찍으러 간. 스미다강이 참 예쁘네.

계속해서 또 15분 정도 걸으면 어느덧 스카이타워가 머리 위에 있다. 거대하다 거대해. 근데 내가 원하는 스팟은 아직 더 가야 되는 듯 하다. 강에 스카이타워가 비치는 곳이 있는데, 아마 니시쥿켄 다리 위일걸로 추측된다.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10분 더 걸어서 드디어 사진을 찍었다. 이 때 시간이 11시 55분이었다.

지친 몸을 뉘이면서 사진 찍으면서 감상하다 보니 12시가 되었고, 스카이트리의 조명도 꺼졌다. 5분 남기고 도착해서 아슬아슬 사진찍은 거네... 허허.

그렇게 다시 열심히 40분간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도 레몬사케 먹고 힘들어서 뻗음. 이걸로 3일차 일정 끝.

 

오늘의 타임라인 (가와구치코)

오늘의 타임라인 (가와구치코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