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ing back 24Q1
올해도 벌써 1분기가 지나갔습니다. 올해 1분기는 정말 정신이 없었는데, 그에 비해 한 일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신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한 일이 엄청 많았다는 뜻이겠죠. 실제로 되돌아보니 그런 듯 합니다. 어떤 일들이 있었고, 과연 의미있는 일들이었을까요.
PS. 이제부터는 개발 내용 말고 이것저것 신변잡기도 써 보려 합니다.
Interview
회사가 나름 좋다고 슬슬 입소문이 나고는 있지만 그 구체적인 실상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홍보하진 않았습니다. 남들 다 있는 개발 블로그나 회사(한국지부)도 없었으니까요. 그러한 점을 상쇄하고자 회사 내에서 사우분들을 인터뷰하고 그 결과를 SNS에 포스팅하여 주도적으로 회사에 대해 알릴 수 있도록(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기획을 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잘 되어서 재밌습니다.
일단 질문해주시는 분이 개개인 최적화 질문을 정말 잘 들고 와 주시는 것도 좋고, 답변에 개개인의 색깔이 묻어나오는 것 또한 굉장히 인상깊은 점입니다 ☺️. 그리고 굉장히 질답의 범주가 다양해서 어지간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들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뷰어의 일관적인 태도가 보이는 점도 홍보 수단의 신뢰성에 도움을 주고, 수동적으로 질문을 받는 것에 비해 주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점 또한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방식, 회사 홍보 수단으로서 굉장히 좋다고 느껴집니다.
저 또한 올해로서 벌써 2년차가 되었고, 첫빠따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근데 다른 분들이 더 잘해서 다시 쓰고 싶어지네요 -,-...
Big Project
작년 12월 말부터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3월 말이 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사실 완벽한 끝은 아닙니다. 아직 QE 테스트도 있고 … 여전히 바쁘지만, 일단 독촉에서는 벗어났다고 이야기 할 수는 있습니다.
딜레이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절대적으로 사람이 부족합니다. 스타트업이 으레 그랬지만 이번엔 좀 빡셌네요. 사람이 부족한 건, 아무래도 돈 문제가 큽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아무나 뽑을 수 없죠. 더불어서 초기 설계나 코어 인프라 개발이다 보니 실력 없거나 어중간한 사람을 데려올 수도 없는 것도 한 몫 합니다. 그런 사람은 또 구하기 어려우니까요.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은 “개발" 측면에서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설계도 같이 늦어지고, 자주 변경됩니다. 더불어서 티켓들이 빠르게 먼저 나오기 때문에 빼먹고 나오는 것들이 많아지고, 이대로 예상 일자가 추산됩니다. 역으로 말하면 실제 개발에 소모되는 시간보다 훨씬 적게 예상을 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product를 내야 합니다. 사람은 적은데 결과물은 빠르게 나와야 하고, 동시에 결함도 없어야(적어야) 합니다. 굉장히 골때리네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갈아넣으면 됩니다. 그래서,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나름 제 에너지의 80~90퍼까지 끌어썼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감 직전에는 거의 100%, 동료 티켓까지 다 끌어가면서 기한 맞추려고 열심히 했다).
여러 사건들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동료가 번아웃이 나기도 했습니다. 제가 적어도 엄살을 부리진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터라 위안이 되기도 하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이번 프로젝트는 빡셌다고 느낍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타트업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이제는 저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잘거 다 자고 했으니 게임회사 크런칭에 비하면 약과일거 같긴 합니다.
이거 끝났다고 물론 끝이 아닙니다. 바로 다음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고, 심지어 같이 일하던 동료도 다른 작업을 위해 나간 탓에 팀이 더 작아지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거라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그 발돋움이 시작부터 심상치 않네요. 올해는 무사히 잘 지나갈 수 있을까요. 더불어서 올해가 지난 내년은 어떤 결과가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
Conversation
애인이 생긴 뒤로 평상시에 대화할 일이 별로 없는데 이리저리 데일리 톡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와 대화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잘 해야 한다라는 강박이 있고, 대화가 시원스럽게 흘러가지 않을때면 더더욱 부담을 느낍니다. 막상 대화 할 때는 즐겁긴 한데…
혹자는 강박이 문제의 원인이니 편하게 하면 된다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저는 대화를 잘 못 하는 축에 속합니다. 오랜 인터넷 망령 경력으로 블로그나 인터넷 답글은 곧잘 달지만,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많이 해본적인 별로 없으니 문맥 파악도 느리고*(그래도 이건 최근에 많이 나아짐)*, 관찰력도 낮고, 주제의 깊이나 그 전환도 느리고, 말실수도 한참 지나서 알아챌 때가 잦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들을 파악하고 대화를 잘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본적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을 깨달으니 새삼 당혹스럽습니다.
잘 못하더라도 일단 해보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남들보다 뒤쳐져 늦게 시작하는 건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주변 사람들이 똑똑하면 더더욱 그렇네요. 그렇지만 “똑똑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많은 배려를 받는다고 느끼고 있고, 항상 그 점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대화하며 똑똑하다고, 재밌었다고 느껴지는 포인트들을 잘 잡아 따라하려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이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분석가스럽게 썼는데, 결국 이것도 좋아하니까 열심히 하는 거겠죠? ㅎㅎ. 동시에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네요.
Rust & Daily Leetcode
Leetcode에서는 매일마다 간단한 알고리즘 문제를 선정해주고 (숙련자의 경우 약 10분~20분 걸림), 이를 계속 풀어나가면 Streak를 적립해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매일마다 조금씩 알고리즘 부담없이 공부하기에 참 좋은 시스템입니다. 직장인과 같이 시간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이 감을 잃지 않도록 꾸준히 알고리즘을 갈고 닦게 해주는 데 있어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Rust를 공부할 겸 알고리즘도 감 잃지 않고 다듬기 위해 이걸 시작했는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해답을 보기가 훨씬 쉽고, 설명도 친절하게 해놓은 친구들이 많고, 오답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그리고 문제들이 전반적으로 간단합니다. 간단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냐면, 문제를 꼬아서 특정 edge case 처리를 강제하거나 등의 tricky한 케이스를 거의 빼고 담백하게 핵심 time/memory complexity를 만족하면 넘어갈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굉장히 부담이 적어서 매일 하기 좋습니다.
심지어 이것들이 전부 무료!! 전에 눈물을 머금으며 했던 백x에 비하면 천지개벽이 따로 없습니다.
덤으로, 매일마다 조금씩 알고리즘 공부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가를 다시금 느낍니다. 단순 면접이나 이직 준비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설계를 위한 기본기에 있어 참 도움이 많이 된다는 걸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느낍니다. sliding window, merging sort, segment tree 이 모든것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쓰이고 유용한 자료구조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잊지 않고 senior로서 잘 써먹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Gym
운동을 시작한지 어언 5년이 넘어가네요. 처음에는 근력이 표준 하위권에 지방이 표준 천장을 치고 있었는데, 이제 드디어 근력이 표준이상이 되었습니다. 워낙에 운동 하나 안 하던 몸인데다가 PT 하나 안하고 혼자서 요령 터득하고, 척추측만증도 있어서 이래저래 장애 요소가 많았지만 해낼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해서 기쁘네요. 그래도, 앞으로 운동 꾸준히 할 듯 합니다. 지방 커팅 조금 더 하고 패션근육 조금만 더 만들어서 보기 예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