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심히 하고 있는 게임인데, 퇴근하고 나서 매일 한 시간씩 거의 두들기고 있는 듯 하다. 덕분에 읽어야 하는 책들을 못 읽고 계속 미루고 있는 판 (...). 사실 초창기 출시하자마자 사두고 했었으나 금방 식어서 유기했었는데, 최근에 DLC 세일할 때 다시 복귀해서 본격적으로 파게 된 것 같다.
참고로 리겜 자체를 한 지는 오래됐지만 (10년은 넘었을 것 같다), 실력은 그닥 변변치 않은 데다가 디맥 플레이 시간은 더더욱 변변치 않은 상태라 고인물이라고 하기엔 부끄럽고, 사실상 스펙트럼만 넓은 중수의 후기 정도가 될 것 같다.
게임성
리듬게임에 게임성이라, 참으로 단정짓기 어려운 단어이다. 사실 리듬에 맞춰 노트를 쳐내는 게 전부인 게임 안에서 그렇게 큰 차별점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항목을 작성한 것은, 분명 리듬게임마다 각각의 매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 주관적 기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애써서 끄적거려 보면...
- 음악: Pop 계열 노래가 많고 전파계나 하드코어 느낌의 노래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선호받을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은 접근성 측면에서 꽤 유리한 입지를 제공한다. 음악 볼륨도 처음엔 적었으나 이제는 하루종일 들어도 듣기 힘들 정도로 그 양이 많아졌다.
- 판정: 은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DJMAX RESPECT는 판정이 상당히 후한 축에 속한다 (트릴로지는 극악이었던 걸 생각하면 더더욱...). 리듬게임을 입문하는 입장에서는 판정이 통곡의 벽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당장 떨어지는 거 치기도 바쁜데 박자 맞추기 어디 쉽겠는가. 그런 점에서 후한 판정은 입문 장벽을 낮추고 유저폭을 넓히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 유저 인터페이스: 개인적으로 iidx나 이지투와 같은 아케이드 머신들은 조작법이 복잡한데다가 설명도 굉장히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나마 이지투는 좀 직관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버튼이 부족한 아케이드 게임 특성도 한몫할 것이다. 하지만 디맥 리스펙트는 완연하게 세련된 컴퓨터 게임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어서 접근성, 편의성이 좋다고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관심있는) 입문자에게도 부담없이 권할 수 있고, 실제로 입문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는 게임이라고 보여진다. 고인 장르 특성상 놓치기 쉬운 부분을 잘 긁은 듯 하다.
그렇다고 고인물을 위한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 랭킹: 고인물의 마음을 자극하는 랭킹 시스템! 물론 존재한다. 그것도 초창기부터.
- 고렙 및 다양한 패턴: 고렙 패턴도 처음에는 볼륨 자체가 많이 부족했고 난이도도 어려운 노래가 거의 없었으나 익텐3/4부터 충분히 고난이도의 노래들이 많이 들어왔다.근데
너무 어렵다...패턴들도 4,5,6,8키로 다양하게 있고 거기에 미션모드까지 있어 끝까지 파려는 유저에게는 콘텐츠가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 - 퍼펙작: 앞에서 판정과 랭크가 후하다고 이야기했는데, 모든 노트를 퍼펙으로 치는 것은 그보다는 다소 난이도가 있다. 퍼펙작 정도는 팔만한 맛이 있어서 "고인물"들이 파고들 여지가 충분하다.
- 싱크: 리듬게임의 가장 기본기이자 제대로 만들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극한의 레이턴시를 요구하기 때문에 게임엔진만 믿고 그대로 개발했다가는 그대로 뒤통수 맞고 망한다 (O2Jam 처럼...). 이 게임도 초반에는 관련하여 어느정도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fmod & WASAPI, 그리고 nvidia reflex를 공식 지원하면서 관련하여 완벽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아니, 오히려 이 바닥에서 이정도면 제일 가는 완성도 수준이라고 봐도 될지도? NEOWIZ 칭찬해~
- 싱크 옵션: 아케이드 기기가 아닌 이상 개개인의 컴퓨터 세팅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파편화된 세팅을 보조해주기 위해서라도 싱크 관련 세부 옵션들은 필수적이다. 디맥에 해당 옵션이 처음에는 없었떤 걸로 기억하지만 어느때부터인가 판정선과 싱크시간 설정 기능이 생겼다. 패슬과 페이스메이커도 있으면 좋겠으나 관련 자료를 보니 아마 특허/저작권 문제가 엮여있는 사안으로 보임. 아쉽다.
이러이러한 이유들로 해서, 지금은 주력 게임이 됐다. BMS도 좋지만 요즘은 디맥을 더 하게 되는 듯.
노래
위에서 노래에 대해서 짤막하게 언급했는데, 전반적으로 팝의 느낌이 강한 노래들이 많다. 과거에 나온 명곡으로는 영원이 있고,
[DJMAX Music] 영원(Forever) - BEXTER - YouTube
최근에는 아마 Watch your step 정도?
[DJMAX TECHNIKA Q] BGA: XeoN - Watch Your Step - YouTube
이외에도 전통적인 "한국형 아이돌 팝" 같은 노래도 많다.
Tic! Tac! Toe! by TAK x Corbin - YouTube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가 리듬게임으로 나온 건 거의 유일무이한 게임이지 않나 싶다. 보통 BPM도 느리고 보컬 위주라서 리듬게임 장르로 쓰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데, 다양한 악기를 쓰면서 빈틈없이 노래를 구성하는 중간선에서 타협을 잘 한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노래들만 있는건 아니다. 고인물들은 더 빠른 템포의 노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띵곡인 Odysseus라던가.
https://www.youtube.com/watch?v=FrGpmRe5Lzk&pp=ygUIb2R5c3NldXM%3D&ab_channel=DJMAXARCHIVE
너무 빨라서 하기가 싫은 Hell'o...
https://www.youtube.com/watch?v=OAXDoWdvqIg&pp=ygUGaGVsbCdv&ab_channel=DJMAXARCHIVE
슈란츠 계열 노래도 물론 있다. 딱 대표적인 게 Cosmograph 작곡가의 노래. 이지투에 투고 많이 해오신 분 답게 물씬 이지투 냄새가 풍기는 느낌. 물론 상관없다, 노래만 좋으면 되지! 그리고 고인물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Zero-Break by Cosmograph - YouTube
이외에도 다른 리듬게임들에게서 콜라보로 곡을 가져오는 것도 많다. 이를테면 PUPA. 이런 콜라보는 서로간의 썩은물들을 순환(?)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일단 무조건 쌍수들고 환영. 그리고 뮤즈대시 곡들 정말 잘 뽑아와서 정말 좋다 ㅎㅎ. 일 잘하네.
[DJMAX Respect V] (M/V) PUPA /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 YouTube
마냥 템포 급한 노래만 있는 것은 아니고, 마니아들을 위한 소위 "십덕곡"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걸로는 ...... 역시 REDALiCE 선생님 노래가 1티어.
[DJMAX Respect] (M/V) OVER THE NIGHT /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 YouTube
Koi no moonlight도 있고.
[DJMax Respect V] REDALiCE - Koi no Moonlight (M/V 4K 60FPS) - YouTube
리듬게임과 팝의 경계에 선 그 "무언가"의 장르도 있다. 애니에 나오는 노래들처럼 경쾌하고 빠른 템포가 많아서 Ani Pop이라는 장르로 많이 부르긴 하는 듯. 개인적으로는 KASA의 노래가 참 좋더라.
Won't Back Down - Pure100% / KASA - YouTube
이 장르에서 BPM을 극한으로 빠르게 굴리면 이런 노래도 나온다. 노래는 여전히 좋다 ㅎㅎ. 락발라드나 아이돌음악이 주류인 한국에서도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kJOBUmLyiuE
놀랍게도 시티팝 분위기의 노래도 몇 곡 있다. bpm이 느려서 커버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키카 노래도 있지만 굳이 오리지널 트랙을 들고와봤다.
종합하자면, 전반적으로 (업계대비) 비교적 느린 노래들을 맛있게 만들어 놓은 노래들이 참 많다. 가만 듣고 있다 보면 노래마스터링도 참 잘 되어 있다고 느낀다. 다시 BMS 하려고 못 돌아가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란게 역체감에 너무나 민감하다 -_-;...
멀티플레이
아무리 노래가 좋더라도 혼자서 플레이 하다보면 물릴때가 오기 마련이다. 스테이크도 씹다 보면 질긴 것처럼 말이다. 디맥은 즈언-통의 멀티 모드가 있는데, 은근 하고 있으면 재미지다. 다른 사람이 내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는 기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모티콘으로 인성질 할 수 있게 해놓은 게 신의 한수다. 예전같으면 리듬게임 특성상 채팅 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해서 잘 안쓰게 되는 기능중 하나였는데, 이모티콘은 쓰기가 쉬우니까 나도 사람들도 많이 쓰게 된다. 게다가 운영진이 좀 배운(?) 사람들인지 귀여운 JAZZ JACK / 쭐어 이모티콘을 적극 수용해서 내놓고 있다. 하다보면 한 시간씩 금방 까먹는다...
채보
리듬게임, 그중 특히 디맥에서 채보를 논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다. 그 이유는, 근본 PSP 시스템에서 파생된 두 가지 타입의 노트를 추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 사이드 노트: PSP 때의 스크래치에 대응하는 노트.
- 트리거 노트 (8k 한정): 트리거 버튼(검지 버튼)에 대응하는 노트.
저 노트들은 레인 전체를 차지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게 꽤 챌린지 요소이다. 각각의 레인을 쓰는 노트들과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패턴에 적응하고 읽는데 다소 애로사항이 꽃핀다. 흔히들 뇌가 말랑말랑해진다고 한다.
이를 테면 이런 패턴처럼... 아이고 이게 뭐야!
그래도 이런 패턴들 덕에 도전하는 묘미가 있어서 게임이 쉽게 질리지 않는 점도 있는 듯 하다. 다만, 트리거 패턴에 일반 노트가 섞일 때 가독성 문제는 개인적으로 좀 불편하다. 노트도 잘 안보이고 눈도 아프다. 시스템 특성상 개선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패턴도 다소 특색있는 느낌이다. 특히 곡의 악기나 분위기를 잘 맞춰 나왔다는 생각을 하는데, 특유의 빠른 신스음은 빠른 계단으로, 추장님 시리즈 노래는 동치 위주로, 이외 연음이 나오는 노래들은 연타 위주로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아직은 난이도 인플레가 덜 왔는지, 곡 내내 노트를 때려붓는 이른바 "bms 발광"식의 노래는 아직은 안 보이는 모양이다. 때려 붓더라도 하이라이트 때만 때려붓는 형태이다. 이를테면 Odysseus 후살이라던가.
다만 그런 채보가 없다는 것 자체가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지력을 기르기에 마땅한 노래가 없는 게 아쉬울 수 있다. 펌프로 따지만 가고일, 이지투로 따지면 리엔트리 정도 포지션? 이런 채보는 욕을 먹더라도 일정한 수요(?)가 있는 필요악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계속해서 난이도 인플레가 생기고 있으니, 추가 채보나 확장팩에서 그러한 채보가 나올거라고 충분히 예상해봄직 하다.
그리고 몇개 채보는 억지(?)가 심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대표적 예로 꼽자면 KICK IT 8K SC. 32비트 계단은 사람이 치라고 만든 걸까... 순간 밀도가 게임 특색이라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다만 이렇게 억까하는 채보가 많지는 않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
참고로 열심히 해서 8키 14렙 S작 달성했다. 패턴이 하나같이 무시무시하게 살벌해서 99퍼는 엄두가 안 난다...
쓰다보니 EZ2DJ에 대한 추억과 하고픈 말도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아직은 거기에 대해서 글 쓸 짬까지 나진 않는다 = -=... 나중에 시간이 남으면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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