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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12. 20:25 - lazykuna

3D 프린터 삽질기 -2-

3D 프린터 입문한지가 어언 두달인데… 믿을 수 없을 만큼 정말 숱한 문제들을 경험했다. 도중에 자잘하게 삽질한 (중요한) 내역이 많아서 글로 남긴다.

1. 익스트루더 장력 조절

어느 순간 3D 프린터가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 모터는 정상적으로 움직이는데 필라멘트가 정상적으로 출력되지 않고 있었다. 필라멘트가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익스트루더 문제일 확률이 높아보였다. 그런데 익스트루더 모터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뭐가 문제일까.

생각해보니 그동안 익스트루더에 붙어 있는 나사의 정체를 몰랐는데 그게 “익스트루더 장력 조절 나사” 라고 하더라. 이게 헐거운 상태라서 조금 뻑뻑할 정도로 조여주니 다행히 익스트루더가 정상적으로 필라멘트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위처럼 나사를 완전히 풀 수도 있는데, 이 때는 안쪽의 기어까지 완벽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의도하지 않은 다른 문제도 해결했는데, 그동안 노즐의 사출량이 다소 일정하지 못해서 조만간 손을 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수리로 노즐 사출 품질이 좋지 않았던 문제도 같이 해결됐다. 아무래도 프린터 품질 상태가 안 좋다면 익스트루더 장력도 확인을 한번 해줘야 하는 듯 하다.

너무 뻑뻑하게 조여주면 필라멘트의 손상을 유발할 수가 있어서 적당히 조여줘야 한다고 한다. 대충 필라멘트가 손으로 잡아도 움직이지 않고 익스트루더에 꽉 맞물려 있는 정도면 된다고 본다. 실제로 너무 조인 상태에서 필라를 뽑아보면 톱니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음 …

그리고 더불어서, 필라멘트 갈 때 익스트루더 장력 조절 다시 하는거 잊지 말자. 미묘한 굵기 차이나 재질 특성 차이 등으로 인해 익스트루더가 새 필라를 붙들지 못할 만큼 너무 얕게 조여져 있으면 압출량 부족으로 아래처럼 층 결합 제대로 안 되고 결국 터져버리는 문제가 생김… 은근히 자주 겪는 실수다.

2. 노즐 교체할 때 히팅배드 꼭 고정하기

인쇄 품질의 문제도 있어서 이참에 노즐 교체를 했다. 처음이었지만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노즐 온도를 적당히 올려주고서는 기존 노즐을 암육각렌치로 돌려 빼주면 된다. 온도를 올린 상태에서는 조립/분해가 적은 토크로 가능한 수준이라 고착의 염려가 꽤 덜하다.

다만 노즐 풀 때 히팅배드가 같이 돌아가려고 할 수 있는데, 히팅베드에 중요한 선들 (열선 등…)이 붙어 있기 때문에 같이 돌다가 터져버리는 불상사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새 노즐 붙일때는 혹시모를 고착을 방지하기 위해 테프론 테이프를 나사산에 감아주는 것을 추천.

3. 노즐 교체는 반드시 높은 온도에서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하고, 심지어 실수해도 인쇄 초반에 찾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노즐 교체를 어중간하게 헐겁게 하거나, 온도를 높지 않은 상태에서 죄여놓으면, 나중에 인쇄를 오랫동안 할 때 온도가 올라가면서 열팽창이 일어나 그 사이로 필라맨트가 줄줄 샌다(!). 최악의 경우에는 필라멘트 똥이 인쇄물에 떨어지면서 인쇄가 완벽하게 망해버리니까…

노즐 교체하고서 첫 인쇄는 반드시 노즐-필라멘트 상태 결착을 확인하고, 새고 있다면 인쇄 일시중지 후 다시 조여서*(반드시 엄청 헐거운 상태였을 것이다)* 경과를 확인하는 게 좋다.

4. 필라멘트 꼬임을 주의

필라멘트가 돌돌 말려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익스트루더는 필라멘트를 거기에서 당겨서 출력한다. 그런데 가끔 필라멘트가 지들끼리 꼬여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최악의 경우 3D 프린터의 탈조를 유발하여 처음부터 다시 인쇄해야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 이외에도 필라멘트가 풀렸다가 다시 뽑히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틈새로 들어가 버려서 출력이 망가지는 경우도 발생해 보았다.

돌돌 말려있는 필라멘트 특성상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천적인 방법은 아쉽게도 내가 조사한 바로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내가 확인한 바로는 필라멘트 출력 방향을 바꾸거나, 혹은 필라멘트가 출력되는 방향을 통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식이었다.

이 사진의 방향으로 필라멘트를 출력했을 때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필라멘트가 자주 꼬이곤 했다. 반대 방향으로 거치하고 나서야 문제가 해결됨.

이 경우에서는 필라멘트가 풀렸다 말리면서 저 프레임과 필라멘트 뭉치 사이로 말려 들어가서 출력 불량이 발생하여, 일단 실리콘 테이프로 길을 통제해 두었다. 이후에 아예 테프론 튜브를 달아놓으면 더 좋을 듯?

필라멘트를 바꾸고 나서 마찬가지로 자주 당하게 되는 사고 유형 중 하나이므로, 교체 후 긴 인쇄의 경우 (2시간 이상), 주기적으로 필라멘트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5. 열 크리프 (노즐 막힘)

출처: nite31Why is my filament getting thicker and clogging? ​

날 가장 고생하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 프린터를 팔아버릴까 생각할 정도로 짜증나는 문제 …

증상은 단순한데, 인쇄 도중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노즐이 막히는(수지가 출력되지 않는) 것이다. 헤드는 허공을 휘휘 휘젓기만 하고, 익스트루더는 움직이지만 필라멘트는 소모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 안에서 일어난 일은, 필라멘트가 뚱뚱해져 버려서 히팅 블록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 참고). 밀폐형 챔버 안의 열기가 PLA를 미리 녹여서 발생하는 문제.

현상은 열이 올라오는 것으로 명확한데, 원인이 너무 다양해서 하나하나씩 다 뜯어봐야 하는 가장 골치아픈 문제다.

  • 우선 핫엔드 팬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난 중고로 샀을때 보니까, 블로어팬이랑 방열판팬이 반대로 꽃여 있어서 방열판이 첫 레이어 적층때 돌지 않는 문제가 있었음
  • 챔버는 열어놔야 한다. 특히 PLA의 경우는 더더욱. 챔버 뚜껑을 열었을 때 뜨거운 공기가 확 올라온다면 90% 확률로 챔버 안이 너무 뜨거워서 필라멘트가 미리 녹아버린 것.
  • 그래도 안되면 그냥 시원하게 핫엔드를 갈아버리자. 안그래도 기본 핫엔드 MK8이 좋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최후의 수단으로 핫엔드를 따야 하는 이 참에 유량도 많고 바이메탈로 열전도도 덜한 노즐목으로 갈아치우는게 훨씬 좋은 투자일 수 있음. (참고: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3dprinting&no=96532)
    • 참고로 핫엔드 건드릴 때는, 노즐과 방열판 분리를 하고 진행하자. 근처 선들이 단선이 나기 쉬운 구조라 조심해야 함.
  • 핫엔드 안 갈고 일단 살릴거면, 써멀로 방열판까지 열전도 올리고, 4010 투볼베어링 팬 새로 사서 쿨링 성능 강화해보기.

그리고 이렇게 열 먹고 안에서 뚱뚱해진 수지를 잡아 뺄 때는 반드시 익스트루더를 분리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 익스트루더 내부 노즐이 좁아서, 뚱뚱해진 필라멘트 빼다가 안에 걸리면 그때는 정말로 답이 없어진다. 그때는 걸린 필라멘트를 초소형 드릴이나 일자 드라이버로 갈아버려서 없애야 하고, 익스트루더가 부서질(갈아버릴) 각오도 해야 할지도 모른다 …

나도 그냥 분리 안 하고 오기로 필라멘트 빼다가 익스트루더 안에 걸려서 고심끝에 일자드라이버로 갈아내기도 했다.

근데 구형 프린터(바이메탈 아님)에서는 이 문제가 고질병이고 + 프린터 스펙에서 가장 크게 발목을 잡기 때문에 그냥 답이 없다. 두세번 해당 문제를 경험했다면 핫엔드를 튜닝할 각오를 해야 한다.

6. Retract Length

이건 엄청 중요한 설정은 아니지만, 요즘 나오는 3D 프린터들이 죄다 노즐-익스트루더 직결형이라 같이 써 둔다.

직결형은 Retract 길이가 그렇게 길 필요가 없는데, 대략 2mm 정도면 충분하다. 바이메탈 노즐목의 경우에는 1mm 면 충분함. 그런데 Cura 기본 설정에서는 무려 7mm나 되기 때문에 한번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너무 길면 소음도 크고, 열 크리프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므로 좋을 게 하나 없음.

7. 핫엔드

3D 프린터를 다루다 보면 좋든 싫든 보통 핫엔드까지 내려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까지 내려가야 문제가 해결되는 놈들이 가끔씩 있기 때문이다 (튜닝, 열크리프). 하지만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3D 프린터에서 가장 중요한 파츠로서 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해해야 할 덕목이기도 하고, 언젠간 파게 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도 그러한 이유로 반쯤 부숴가면서 해체조립했고 …

사실 별도 아티클을 써야 할 정도로 다뤄야 할 내용과 주의점이 많은데, 일단 간략하게만 정리해 두려고 한다. 자세한 건 차후 포스팅으로 다룰 수 있음 좋을 듯.

  • 사파이어는 기본적으로 CR10 형태의 핫엔드를 쓰고 있음. 크게 구조 안 바꾸고 쓸거면 이거 그대로 써도 됨
  • 최근에는 구형 프린트들을 V6 형태의 핫엔드로 많이 바꾸는 추세인데, 이게 V6(M6) 노즐 호환이 되기도 하고, 큰 유량을 제공하는 이점과 풀 바이메탈 노즐목이라 열크리프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냥 전반적으로 인쇄 퀄리티 자체가 아주 좋아짐. 다만 아쉽게도 툴헤드는 호환이 되지 않아 새로 뽑아야 하니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함.
    • 대표상품: TP V6 혹은 밤부짭핫엔드
  • CR10의 경우에는 핫엔드 분리시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하면 대충 된다: 온도 높이기 ⇒ 방열판의 노즐목 나사 풀기 ⇒ 히팅블럭 잡고 흔들면서 노즐목과 방열판 분리하기 ⇒ 노즐과 히팅블록 렌치로 잡고 분리하기 ⇒ 히팅블록에 있는 온도센서/히터 나사 풀기
  • CR10의 히팅블럭은 아래와 같이 노즐목을 꽉 조여야 고정되는 구조다. 히팅블럭이 덜렁댄다면 온도 높이고 렌치 두개로 꽉 물려주자. (물론 방열판의 노즐목 고정 나사의 결합력부족일수도 있음)

출처: https://blog.naver.com/artom212/222049631514 — 사진이 약간 허접하지만 설명은 완벽하다

  • 핫엔드 작업시에는 보통 온도 150~230도 정도로 달궈놓고 작업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편함. 잔여물도 닦아야 하고, 금속 부품들이 온도 높을 때 결합이 잘 풀리는 것도 있다. 다만 그래서 난이도가 높다.
  • 노즐과 더불어 핫엔드(히팅블럭 + 노즐목 + 노즐)는 상시품을 하나 구비해 둘 것. 언제 어떤 이유로 핫엔드를 부숴먹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참고로 CR10 기본 핫엔드 기준(엔더 / 사파이어 시리즈), 이렇게 노즐을 바이메탈로 바꾸기만 해 줘도 열 크리프 문제에서 크게 자유로워진다.

핫엔드 전체 튜닝은 다음 포스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