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사오고나서 반년 넘게 미뤘던 도어락 설치를 마침내 진행했다.
다른 작업들은 다 했는데 이 도어락 작업을 묶어놓은 이유가 무엇이냐면, 기존 도어락이 무타공이라서 타공 도어락을 설치할 구멍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셀프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다짜고짜 당근에서 싸게 사 놨는데, 정작 작업 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최근 이런저런 일들로 인한 의욕 상실로 시간이 다소 걸렸다.
설치할 도어락 모델은 삼성 DP940. 기존 쓰던 모델은 솔리티 무타공 도어락이다. 딱히 도어락에 큰 욕심은 없었지만, 현재 새로 설치한 홈패드 (SHT-3527XM)와 호환이 안 되어서 바꾸기로 했다. 어차피 바꿀 겸 푸시풀 형태 및 지문등록을 지원하는 모델로 알아보다 보니 최대한의 가성비로 이 모델을 보게 됐다.
일단 작업을 위해 아래와 같은 재료들을 준비했다.
- 32mm 타공 홀쏘 (개인적으로는 32mm 보다 살짝 큰 정도가 더 좋은 듯 하다)
- 전동 드릴
- 마킹용 펜 (사인펜이나 유성펜) 혹은 마스킹 테이프 (마찬가지로 마킹용)
- 금속 줄 (자른 단면 다듬기 및 미세조종용)
그리고 혹시라도 작업이 실패할 경우, 원상복구를 위해 기존 철판 플레이트 밖으로는 가급적이면 구멍을 뚫지 않기로 했다.
또 중고로 줏어와서 가격이 싼 건 좋았는데, 도어락을 설치할 때 타공할 위치를 잡아주는 청사진(시공지본)이 없어서, 직접 그림을 따기로 했다.

대충 앞쪽 판넬 본체를 따고 그리든, 뒤쪽을 따고 그리든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위쪽 32mm 타공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쪽 본체를 따고 그림을 그렸다.
이제 준비 됐으면 본격적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우선 기존 도어락을 제거하는 작업부터 시작.

도어락을 제거하는 일은 쉽다. 뒷쪽 본체부터 뜯으면 되는데, 나사를 다 풀고 케이블 연결 해제하면 어렵지 않게 본체를 뺄 수 있다. 그 다음은 앞쪽 본체를 당기면 자연스럽게 뽑혀 나오고, 마지막으로 문걸쇠(모티스) 쪽의 나사를 풀어서 빼주면 된다.
모티스에서 샤프트를 분해할 때, 샤프트가 일종의 걸이에 묶여서 빠지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실수로 틈새로 빠지거나 하면 되찾기가 아주 곤란해지니 그 점만 분해시 유의하면 된다.

기존 도어락을 분리하고 난 이후에는 이전에 만든 시공지본을 대고 홀쏘로 뚫어줄 자리를 스케치해준다. 시공지본의 다른 파츠들의 위치가 잘 맞는지도 반드시 확인해 볼 것.
나는 다행히 몹시 운이 좋게도, 기존 문고리가 무타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구멍이 크게 뚫려져 있어서 아래 작은 구멍 두개를 추가 타공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위쪽 큰 구멍만 타공해주면 될 것 같다.
이렇게 보니까 시공지본 종이 캐드로 떠서 프린트 했으면 더 정교하게 뽑아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뭐… 한번 쓰고 말건데, 가끔은 이렇게 원시적으로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대충 도어락을 다 떼낸 후, 문걸쇠만 다시 설치한 모습이다.
겉 쪽 마스킹 테이프는 혹시 모를 상황을 고려하여 새로 뚫을 구멍이 기존 철판을 벗어나는지 확인을 위해서 붙여놓음. 다행히 벗어나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혹여 실패시에도 이전으로 무난하게 되돌릴 수 있을 듯 하다.
이제 32mm 홀쏘를 끼고 열심히 돌린다. 다만 생각보다 현관문 철판 두께가 좀 되는지 뚫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 거진 10분 넘게 돌린 듯 하다. 뻑뻑해질때마다 WD도 한번씩 뿌려 준다.

한참을 돌리고 나니 뚫린다. 안쪽은 사실상 골판지에 폼 쥐톨만하게 뿌려져있는 재질이다 … 이러니까 현관문으로는 방한/방온이 제대로 안 되지.

반대쪽에 구멍을 내기 전에 구멍의 위치가 올바른지 확인을 우선 해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도어락을 삽입해 보는 것. 다행히도 너무나 딱 맞게 들어간다. 다만 위쪽 구멍은 살짝 아슬아슬한데, 조금 더 큰 홀쏘를 써도 됐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젠 반대편에 구멍을 낼 차례.

반대쪽은 바깥에서 힘을 주기가 용이해서인지, 한번 해서 짬이 생겨서인지 꽤 빨리 뚫을 수 있었다. 구멍이 약간 아래로 뚫렸지만 다행히 도어락이 아슬아슬 딱 맞게 들어간다.

다만 기존의 다른 문걸쇠 타공 일부 보이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이전에 쓰던 강철판을 재사용해서 덧대야겠다.

철판이 다소 작아서 아래쪽에 유격이 다소 있으나 재사용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강철판을 설치하고 도어락 뒤쪽 철판을 설치한 상태이다. 선을 적당히 잘 빼준다.
참고로 아래쪽 선을 저렇게 빼면 절대 안 된다. 조립하면서 저 구멍에 도어락 부품이 들어가는데, 이때 선이 씹혀버리면서 최악의 경우 도어락의 영구적인 고장으로 이어진다. 이후에 문제 파악해서 다시 분해 후 위쪽으로 선을 올려주었다.

철판 위에 도어락 뒷쪽을 마저 설치해본다. 참고로 이 때 도어락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면 절대 억지로 힘을 줘서 넣지 마라. 전선이 어딘가 씹히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으니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한다.

테스트 결과 그럭저럭 잘 작동한다. 단 하나를 제외하고, 바로 문이 안 닫힌다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걸쇠를 당겨야지만 문을 닫을 수 있었다.
약간의 검색과 지식을 동원한 결과 도어락 걸쇠의 방향이 문제고, 이걸 바꿀 수가 있었다.

나사를 풀면 이렇게 걸쇠가 따로 분리가 되면서 방향을 반대로 설정할 수 있게 된다.
도어락 정상작동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절대 문을 닫지 말고 … 안에서 잠금해제, 밖에서 번호로 잠금해제, 안에서 닫고 열때 유의미한 오동작은 없는지 등등 이것저것 테스트 해 보고 정상작동 확인이 되면 그때서야 문을 닫도록 하자.
첫 도전인데 스케치 제외 대충 2시간 약간 넘게 걸렸다. 생각보다는 얼마 안 걸렸네. 아무래도 타공때 실수가 없어서 새는 시간이 적었던 것 같다.
내 총평은… 어느정도 DIY를 해 봤다면 타공 도어락 설치도 혼자서도 충분히 할 만한 작업이라는 생각이다. 추천.
난이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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