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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8. 14:10 - lazykuna

게임 셧다운제(그리고 약간의 연예인까), 그리고 학생인권조례

별로 대단한 내용이 없는.. 정리식의 글이기 때문에, '의견'은 받지 '일방적인 태클'은 받지 않습니다.
편향적인 글, 근거가 부족한 글일 수 있으므로 읽으실 때 주의 바랍니다.





먼저 학생인권조례[각주:1]에 대해서.

학생인권조례는 경기도에서 먼저 선포되었고, 서울시는 현재 추진 중에 있지요. 다른 도에서도 추진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혹은 선포되었거나)
별의 별 이야기가 많습니다. 간단하게 찬반 의견을 정리해 보면 -

<찬성측>
  • 학생의 인권을 존중해준다는 그 자체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
  • 선생님, 혹은 학교 교칙의 억압에 있어서 조율이 가능하다.
  • 선생님의 입장으로서 아이를 너무 억누르지 않을 수 있음으로 그 나름대로 편하다.
  • 일본의 잔재 및 시대착오적인 관습/제도를 없애고 새 발전을 성취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이다.

<반대측>
  • 교복자율화로 인한 서열화 발생이 우려된다.
  •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인권을 주다 보니 흔히 말하는 '동성애자'가 발생해도 제지를 하지 못할 수 있다.
  • 아이들의 통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위 주장들은 일부이며, 거짓이 아님을 일단 전제합니다.

제 입장은 <찬성> 측입니다. 언젠가 이와 비슷한 글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는데, 솔직히 감정적으로 쓰기도 했고 내용도 모자랐지만, 네. 여전히 저는 찬성합니다. 단순히 진보적인 성향을 띄어서는 아닙니다. 제 생각은 이러합니다.
  1. 사람들은 본 것을 따라하기 마련입니다. 지금의 교육 세태는 '억압'입니다. '억압'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억압'을 배워왔기 때문에 신세대들에게 기성세대들은 모르는 사이에 당연하다는 듯 '억압'을 줍니다. 이 '억압'의 고리를 끊는 데 있어, 넓게 보면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대책은 이 인권조례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2.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자신을 보조해주는 각종 보조 서비스나 물품, 혹은 엄마의 도움, 이런 것들이 늘어나면서 규율 이상의 것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자신의 문제마저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아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수동적인 세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자유를 보장합니다. 하지만 자유에 따른 책임은 존재합니다. 이런 자유와 책임감 사이에서 주도성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3. 시대착오적인 억압, 혹은 교칙/선생님으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의 수는 소수이지만, 그 소수가 겪는 아픔을 아십니까? 소수의 아픔에 대해서 민감한, 그러나 학생의 인권은 무시하는 기존의 교육환경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측의 문제도 넘길 수는 없습니다. 약간의 문제라도 세세히 주의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니까요.
그런데 웃긴 의견이 너무 많아서 다 넘어갑니다. 죄다 기우입니다. 저 게이 예시만 봐도... 아니 학생인권조례 실행되면 다 게이가 됩니까? 허 참...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는 남녀 분반/분교에 더 큰 원인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유일한 문제는 "아이들의 통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도입니다. 실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꽤 있고요. 하지만,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적어도 경기도의 저희 모 학교 주변에서는 아주 큰 일 터진 적 없습니다. 그런데 언론은 언제나 어려움을 겪는 측만 가져다 미디어에 끌어 놓고, <반대측>으로 입장을 몰아가더군요. 기득권들의 전형적인 꼰대란...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책의 수립'이 있어야 하지만, 그런 거 없이 마구잡이로 시행하고 문제 터질 때마다 땜빵하는 꼴이란.. 쯧. 실패의 반복을 불러옵니다. 지금은 어떻게 잘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리고 게임 셧다운제.

게임 셧다운제는, 언론, 미디어, 기득권, 심지어 (기득/고연령층) 학부모님들까지 나서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일이 잦아서... 이런저런 '검토해보겠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이미 이야기 흘러가는 방향이 눈에 선합니다... 웃긴 나라 될 판에 놓여있는 것 같네요 -_-a...

애당초 게임 셧다운제를 지향하는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새로운 시도' 혹은 '특이한 시도' 둘 중 하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제 눈에는 '특이한 시도'로 밖에 비춰지지 않습니다.

시시한 변론을 해 봅시다.
  1. 나와있는 여러 통계자료들 중 제대로 된 논문이나 자료에 의거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애당초 게임의 유해성은 과학적으로 제대로 증명되지 않은 논제입니다. 게임의 범위도 애매모호합니다. 두루뭉실 떠 있는 기준으로 뭘 하겠다는 거죠?
  2. 스스로 게임을 통제하지 못해서 강압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자유가 주어지면, 둘 중 하나의 경우가 됩니다. 첫번째는 통제하지 못하는 게임 폐인이 되어 오히려 더욱 큰 사회적 골이 되거나, 두번째는 게임에 대해서 아주 무지한 경우. 첫번째는 사람이 죽고, 두번째는 한국 게임시장이 피폐해집니다. '양산'을 유도하는 제도니까요.
  3. 여가부에서 시작된 '게임까기'는 이제 교과부, 문화부 등등으로 퍼져나갑니다. '게임'산업이 동네북입니까? 자기 뒷바라지도 제대로 못하는 부서들이 뭐 이리 이리떼처럼 달려들죠?
  4. 약간의 연예인까입니다. 한류열풍 어쩌구 미디어에서 난리치는데, 어그로 뿐입니다. 상대의 문화, 아이돌을 존중해주지도 않으면서 약빨 다 할때까지, 색깔없는 똑같은 kPop라는 틀에 갖혀 "일단 밀고 붙여보자"라는 냄새가 풀풀 나서 망신입니다. 정작 한류 수출액의 80%를 담당하는 게임산업은 '게임'이라는 이유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해도 줄창 까입니다. 매우 저평가 되어 있어서 애석하기만 합니다.
  5. 게임 셧다운제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게임중독으로부터의 통제는 '통제'만으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시큰둥합니다. 그럼 취침시간? 그런데 잠 늦게 자는 이유가 게임 때문인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요?[각주:2] 수시, 수능 스트레스는 어디서 풀죠? 정작 '게임'은 '중독'이라는 핑계로 막아놓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프라시설도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애당초 '중독'이라는 정의도 애매모호하며, '컴퓨터게임'도 일종의 '놀이'입니다.
  6. 우리나라 만화산업도 (뽀로로 같은 유아용 말고 청소년만화) 한때 전성기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청보법'이 발효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만화산업은 죽고 일본만화가 그 자리를 대체했습니다. 많은 외화벌이를 해주는 게임산업을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7. 학부모들은 자식이 무슨 게임을 하는지,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조차 관심이 없습니다. 게임이 아닌 코딩을 해도 컴퓨터를 끄라고 하시며, 무엇인지조차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학원 뺑뺑이를 돌릴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이 게임에 대한 자제력을 제대로 기를 수 있다면 장한 것이죠. 그렇게 안일한 태도를 취하면서, 게임차단에서는 무조건 찬성을 외치며 제도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해외에선 이런 한국 부모들을 일컫어 '게으른 부모들'이라고 하죠.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된다면 ...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인만큼, 결국 고착은 될 겁니다. 그러나 잃는 걸 생각할 때, 과연 이득일까요.




  1. 학생인권조례도 사실 거론된 지 오래된 문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 등으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2. 차라리 아침잠에 약한 사람들을 위해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을 입법시킬 걸 권장합니다. https://twitter.com/#!/keyboard4213/status/16168188355243212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