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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8. 02:22 - lazykuna

2013년도 끝이 다가옵니다.


요즈음 근황 (?)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짤처럼 천연 스모키 화장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잠을 못자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피로하게 살아서 그런가 ... -_-.

현재도 여전히 과제를 줄창 하다가, 잊고 있던 블로그가 떠올라서 사막 한가운데 비 한줌 내리듯 어루만져 주고 있는 중입니다 끆...


벌써 대학 합격이다! 라고 한지 2년이 지나고, 헌내기가 다 되어가네요 ㅠ_ㅠ. 할 이야기야 수두룩하지만 줄이도록 하고, 1년 정산의 시간을 갖고자(사실 과제가 몹시도 하기 싫은 건 비밀) 긴 글을 여기에 써 보려 합니다.



1. 잊혀지는 것들, 그리고 새로운 것들

이름 하나는 디립다 거창한데, 별 거 없습니다 -_-. 말 그대로에요. 다만 저에게 있어서는 대학교에 들어와서 기울기가 급격해진 느낌이라는 생각입니다.

매번 썼었지만, 어렸을 적에는 좁디 좁은 세상에서 답답하다는 생각도 하면서 집, 친구들, 성적. 이 세가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자 고민이습니다. 지금도 생각해 보면 비슷하긴 한데, 요즘은 돈, 일정, 의미있는 것들에 대한 고민이 늘어났습니다. 돈은 그나마 앞에서 벌어놓은 것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만 용돈도 뭐도 없는 지금 계속해서 주룩주룩 나가는 게 눈에 보이니 썩 내키진 않네요 -_-. 과외라도 잡으면 좋겠는데 요즘 자리도 신통치 않고 ... 사실 '의미있는 것'들을 하고 싶기에, 거기에 시간을 쏟기 싫은 점도 있긴 합니다. 

일정은 달리 말해 '시간 관리'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하네요. 중고딩때는 시간 관리가 매우 수월한 것임을 왜 몰랐을까요. 단순히 공부. 집. 이런 것들을 제하고, 수많은 과제와 추가적으로 하는 일들, 이러한 것들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들이 한때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기준을 명백히 잡으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어디 셔틀 버스 타는 법도 모르는 새내기가 뭘 알겠습니까. 결국 장학금 짤라먹고 그 이외에도 몇가지 아쉬운 점들이 생기고야 말았지만, 좌절이 사나이를 키운다고 하였던가요. 이젠 바쁘면 바쁜대로 살아갑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과거에 제가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때 못났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겠죠 ㅎㅎ.


그동안 많은 분들과 많은 것들이 잊혀져 갔습니다. 몇 가지 떠올려 볼까요. 제 인생의 나름 최장기간인 블로그 동안 본 마하반야씨, gem???h씨, lain씨, 다들 굉장히 대단하신 분들이었다는 것을 이제 와서 깨닫네요. 그런 분들이 왜 절 이웃(?)으로 받아줬는지도 이해가 안 갈 만큼 =_= ... 한 길, 한 우물을 판다는 것도 참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닫는 중입니다. g모 하드웨어 사이트도 제가 참 많은 시간을 들인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이젠 더 이상 활동할 시간이 없어서, 아니, 실은 저랑 이젠 성향[각주:1]이 맞지 않아서 안 들어가는 거겠죠? 별로 애착도, 시간도 들이지 않았다면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겠지만, 아무래도 영향을 주고받은 사이다 보니 마음 한 구석에 이런저런 생각이 가끔씩 들곤 합니다. 착잡하다기 보다는 그냥 ... 아련함 반, 미안함 반이 드네요. 

잊혀져 간 많은 것들은 너무나 오랜 심연의 것들이기에 떠올리기도 힘드네요. 그중 하나가 덕질이려나요. 한때 왜 그렇게 좋아했던건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참 만화를 좋아했었죠! 물론 지금도 싫어한다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일축할 수 있지만, 스토리만큼은 정말 토가 나오게 유치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이젠 손이 안 가더랍니다. =_= ... 대신 그림 쪽은 여전히 흥미가 있습니다. 코토리나 이쁜 여캐[각주:2]는 진리지요 핰핰. 다만 이제 그것들을 그리는 데에 더 관심이 있을 뿐 ... 하하, 물론 지인분에게서 사둔 인튜어스 3에는 먼지가 잘 쌓여가고 있습니다 ...ㅠㅠ.


사실상 대학와서 해보고 싶은 것들으 80%는 현재 끝낸 상태입니다. 이제 슬슬 미래를  향해 더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만날 '새로운 것들'이 되겠죠. 랩을 갈 수도 있으니 랩인턴도 해보고, 기업을 갈 수도 있으니 기업인턴도 해보렵니다. 그리고 요즘 음악 쪽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이번 방학은 니-트가 되었으니 마침 잘 됐겠다, 피아노와 기타를 열심히 연습해 볼 생각입니다. 방학이 끝날 즈음에는 USB 일렉기타를 하나 사서 간단한 곡을 독주하는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



2. 덕질, 리듬게임, 그리고 음악.


제 첫 음악은 뜬금없이 생긴 MP3의 돈값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무작정 추천곡 리스트를 찾아서 한 땀 한땀 직접 받아놓은 린킨파크-Faint, Green days-American Idiots, 에픽하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3년 가량을 별 애착 없이 노래를 들으며 지내다가, 우연히 친구가 들려준 제로의사역마 2기 오프닝, I SAY YES! ... 지금 들으면 그저 그렇긴 한데 당시 그렇게 청량한 목소리와 발랄한 느낌의 멜로디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 흔해빠진 아름다운 화음전개가 어둡고 칙칙한 우리 한국의 발라-드와 대조되어서 그렇게 인상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노래가 너무 좋았던 저는 애니메이션을 입문하며 덕질을 시작하게 되었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년간 지속되었습니다. 같이 덕질을 하던 친구의 모습과 우리 예쁜 루이즈의 모습이 새삼 떠오르네요 하하[각주:3].



지금 봐도 색기면 색기, 귀여우면 귀여움 다 안끌리는 씹op 여주님이세요...


제로의사역마, MM, 에어, 하루히, ef 시리즈, ... 또 뭐 봤더라 -_-. 여튼 그렇게 열심히 봤는데, 개중 몇몇 작품들은 꽤나 충격 혹은 감동을 먹어서 일주간 머리속에서 빙빙 맴도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기분을 맛보고 싶은 것이었는데... 하늘을 달리는 소녀인가 뭔가 같은 작품만 나오고, 이 즈음부터 못 봐주겠더랍니다. 그때부터 애착이 떨어진 듯 싶은데...

고2즈음, 앞에서 썼다시피 주변의 압박과 흔해빠진 전개에 질려가던 찰나 저는 판타지소설의 세계에 빠지게 됩니다. 오 나의 주인님(여신님 아님!)이라는 소설도 뭐 특별히 잘난 점은 없는데, 주인공의 고난과 그 해소과정을 보는 걸 저는 참 좋아하는 건지, 큰 감명에 빠지게 됩니다 하하. 이후 판소의 아버지 어머니(?)격인 이영도와 전민희 소설을 모두 독파한 후, 아류작과 기타 이것저것 많이 읽게 됩니다. 무슨 패기였는지는 몰라도 대학 자소서에다도 당당하게 읽은 책 목록에 판소를 적어놓기까지도 했을 정도로 애착이 깊었지요 -_-. 물론 지금은 또 볼 시간이 모자라서 손을 놓은 지 어연 2년째 ...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사실 애니메이션을 입문하게 된 것도 어쩌면 jpop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음악이 좋아서 그 작품을 찾아본 경우가 꽤 되었던 걸로 기억하니까요. 그 와중에 리듬게임을 친구로부터 접하게 됩니다. 사실 접한지는 오래 되었는데 (중2때?), 제대로 시작한 건 고2 정도가 될 듯 합니다. 비 쏟아지듯 내리는 노트를 처리하는 게 그리 신기할 수가 없더랍니다. 노래도 참 좋았고요. 느린 비트보다는 빠르고, 고음쪽을 선호했던 듯 합니다.


요즘은 M4SONIC이나 Apena의 Dead Quartet, DJ TECHNORCH과 같은 Dubstep 곡을 듣거나, Ryuichi Sakamoto, Yuhki Kuramoto씨와 같은 잔잔한 느낌의 피아노 곡을 듣거나 합니다. 상당히 상반된 느낌이긴 한데, 아예 강렬한 노래 혹은 힐링되는 노래 즈음으로 분류가 되려나요? 몽환적이면서 아름다운 화음 전개나, 신스음의 활용에 대해서 매료되었다고 생각하는 요즈음입니다. 보컬은 요즘 눈이 굉장히 높아져서 어지간한 걸로는 성에 안 차는데,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김조한이나 Coorie, love solfege 같은 보컬... 아... ;;


쓸모없는 이야기 덧. 덕질 하지 맙시다. 다른 게 아니고 눈이 엄청 높아집니다 -_-. 요즘 드는 생각인데 2D에서 귀엽다! 라고 생각할 만한 현실의 여자는 정말 튼실한 베이스에 화장 잘 하고 사진 빨 잘 받는데다가 개인 취향도 맞아야 가끔 한 두장 나오더랍니다... 후... 내 인생은 망했어



3. 개발, 그리고 컴퓨터공학과

우선 개발자를 꿈꾸는 컴퓨터공학과에게 말합니다. 너희가 생각하는 개발과 컴퓨터공학과는 다를 수 있다고!

제가 경험한 컴퓨터공학과는 고수준에서는 논리추론 및 수학, 저수준에서는 전기전자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분명 고유한 학문을 다루고 있는 학과인데 혼합된 요소가 꽤 많습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개발하고, 무엇인가를 서비스하는 걸 다루는 학과는 아닙니다. 그런 건 취미로 치부되는 경향이 좀 강해서 (...) 물론 졸업하고 그러한 일을 안 하리란 법은 없지만, 위에서 쓴 사항들을 연구하는 쪽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로 optimization이나 system architecture를 개발하는 분야 쪽으로 많이 빠진달까... 그러한 점을 고려하고, 내가 단순히 컴퓨터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컴퓨터공학과에서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은지를 확실히 구별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일단 와 보시면 알겠지만 나쁘진 않은 과라고 생각합니다 :). 다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을 경우 좀 더 생각을 해보라 이 말이죠.



대학생활에 대해서도 쓰고 싶긴 하지만, 아직은 쓸 거리가 모자라네요. 뭐... 강의를 듣는 학생으로서의 마인드나, 효율적인 학점 관리를 위한 과목선택 및 드랍비법, 친목도모와 같은 것 정도려나요? 사실 너무 당연한 것들인데 깨닫기 힘든 건지라... 이건 직접 대학교 오면 알 수 있는 겁니다만, 힌트를 이 정도 남겨놓는 걸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


쓰고나니 1년 정산이 아니라 한 4년어치 정산이네 -_- ... 뭐 쨌든 한밤중의 망상은 이쯤으로 끝내고 다시 일하러 가야겠습니다.



  1. 예전에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게 참 재밌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네요. 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본문으로]
  2. 분명 냐루코 같은 것처럼 더 많이 있을텐데 쓰기 귀찮다 ... 안 써 [본문으로]
  3. 작가분이 요절하셔서 소설 끝이 안 난게 몹시 아쉽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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