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회사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현재 실리콘벨리로 유명한 산호세 지역에 회사가 있어, 캘리포니아 및 산호세 근방을 쭉 돌 수 있었습니다. 비즈니스로 온 일정상 아주 널널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유명 명소들(Pier 39, Golden Gate Bridge 등)을 돌아보는 데는 충분했습니다 😋
잊어버리기 전에, 몇 가지 기억들을 글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비행기
- 유나이티드 에어를 탔습니다. 미국 항공사라 그런지, 그렇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체크인 과정중 잘 몰라서 엉뚱한 답을 한다 싶으면, 아시아나에서는 사람좋게 넘어가 줄 일도 유나이티드 종업원 표정에서는 깝깝해하는 기색이 여지없이 보입니다. 탑승해서 기내 서비스를 받을때는 자리가 구석이었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기내 서비스도 가끔은 그냥 패스당합니다 🥲
- 특히 미국 ⇒ 한국편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건 아직 표본이 부족해서 좀 더 많이 타봐야 알 것 같습니다.
- 10 ~ 11 시간에 달하는 비행동안 식사만 2번이 나오더라고요. 음료도 3번인가 줍니다. 식사 주고 자라고 불을 꺼주는데 먹고 움직이지를 못하니까 얹히기 엄청 좋습니다. 🙁
- 아마 편서풍 때문인지 한국 ⇒ 미국 으로 가는 속도가 훨씬 빠르게 찍히던데, 시속 1100km/h 찍히더라고요. 거의 1마하에 가까운 속도라 생각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실제 명시된 스펙보다도 확실히 훨씬 빠른 속도였습니다. 이렇게 속도가 표기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네요.
- 태평양 건너서 이동하는데, 미국으로 가면 날짜가 그대로기 때문에 하루를 더 벌 수 있는 반면 한국으로 이동하면 하루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재미있는 건 시간은 거의 그대로라는 점~ (오전 10시에 출발하면 낮 2시라던가)
- 시차적응이 조금 힘듭니다. 첫날은 활동하기 좀 힘듭니다.
숙박 및 화장실
- 바닥이 기본적으로 카펫입니다.
- 호텔 숙박시 보증금을 추가로 내야 하더라고요.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물품 배상시 차감되는 구조입니다. 아무것도 안 쓰면 그대로 환불되겠죠.
- 물이 비치되어 있기는 한데, 한국과 다르게 대부분 유료입니다. 무심코 물 뚜껑 따면 4$ 날아갑니다 -_-;;
- 욕실의 경우 수도꼭지가 다소 특이합니다. 돌려서 물의 온도만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물의 양은 조절이 안 되는 구조입니다.
- 비데가 없고 샤워기도 없습니다. 샤워기가 있어도 벽에 고정되어 있는 형태라 일처리 후 씻기가 힘듭니다. 5성 호텔쯤 가야 샤워기가 있더라고요 😅
음식
- 산호세 한정으로는 이상할 정도로 인도요리점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이민자들의 영향이 큰 듯?
- 생각보다 한국 음식보단 맛이 없더라고요 😂 한국음식이 아니라서 맛이 없는게 아니고 똑같은 음식이어도 좀 더 맛이 심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음식과 의료만큼은 한국이 최고가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게 바로 미원의 힘인가..?
도시 외관 / 도로
- 기본적으로 도로가 2차선입니다.
- 기본적으로 차도 옆에 자전거 차선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전거 타는 사람도 은근 많이 보입니다.
- 보도변에 가로수만 설치해놓은 한국과는 달리 잔디가 깔려 있는데 한국대비 그 면적이 훨씬 큽니다. 그리고 잔디를 가꾸기 위해 스프링쿨러도 돌아가고, 잔디깎는 기계 타고 다니는 사람도 보이더라고요.
- 이 모든 요소가 다 합쳐져서 한국과는 달리 도로가 굉장히 쾌적합니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동아시아와 비교해서도).
- 다만 이건 산호세 한정입니다 ^^;. 샌프란시스코 생각해보면 한국 못지 않게 혼잡한 것 같긴 합니다. 도로도 친숙한 2차선들이 많고요.
- 더 시골 가면 사방이 지평선 끝까지 보이는 데도 있습니다. 플렌테이션 하는 동네가 그렇더라고요.
- 사람이 걷는 길이 있긴 한데, 보도블럭 대신 그냥 시멘트 칠을 해 놓았습니다. 덕분에 보도 포장 상태는 한국의 개차반 도로보다 훨씬 좋습니다.
- 불법주차나 주정차가 없다시피 합니다. 덕분에 도로 미관이 정말 깔끔합니다.
건물과 사무실
-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의 경우 한국처럼 꽤 건물이 크고 높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 산호세 정도만 가도 - 층이 3층이 넘는 건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땅이 넓어서 그런지, 그냥 사무실이 몹시 큽니다. 층은 한두층 정도뿐이더라도 사무실이 작다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 사무실이 건설사 따로, 임대 따로 되는 구조의 시설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한국 같으면 빌딩 이름이 빌딩 입구에 달려있는데, 여기서는 건물 입주 회사 목록을 담는 판 위에 건물 이름이 달려 있고 그게 건물 도로 입구에 팻말처럼 있습니다. 이것도 땅이 넓어서 가능한 일인 듯.
공기 및 환경
- 공기는 말할것도 없이 좋습니다. 중국 미세먼지가 없으니...
- 햇볕이 3배는 더 따갑습니다 진짜로. 선크림은 기본이고, 그마저도 최대한 발라야 함. 그래서 그런지 선글라스 끼고 다니는 사람들 엄청 많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덥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 확실히 습도가 적어서 그런가? 다만 검은옷 입으면 옷이 뜨겁습니다 😅
- 꽤 의외였던 점이 사람들 인사성이 좋습니다.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친 사람들 절반은 인사하는 것 같더라고요.
- 한가지 특이한 게 모기, 초파리가 잘 안보였습니다. 아직 5월이라 다소 이른 시기일 수 있지만 한국은 3월만 되어도 모기가 나오는 데다가, 초파리는 사무실 안에 과일이 그대로 있는데 없더라고요.
인종 및 분위기
- 산호세 북쪽 ~ 북동쪽 근처는 확실히 부자 동네입니다. 부랑자나 길거리 마약쟁이들은 없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개발자들이 많고 관련 회사도 많습니다. 북동쪽을 쭉 이어주는 Yellow Line에 타는 사람 거진 절반은 FAANG 개발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
- 반면 산호세 남쪽 부근(다운타운?)은 약간 미국 본연의 분위기(?)가 풍겨옵니다. 타투샵 왕창에다가 사람들 여럿 모여서 대마하고 있고... 산호세 정도면 굉장히 안전한 편이지만, 그래도 여긴 조금 더 조심하는게 좋을 듯 싶네요.
- 세계 각국에서 인재들이 몰려오는 실리콘벨리 특성상 아시아/인도계열 사람이 백인만큼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민자 분들의 경우 나고자란 배경이 복잡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국으로 바로 입국하는 경우가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에서 이주하는 경우도 많고요. 공통점은 다들 도전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고, 그 종착지로 미국에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멋지신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 의외로 미국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이 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 사람들 많은 곳 (호텔 앞, 기차역)에서는 대마초 냄새가 어김없이 납니다. 아주 진한 파냄새/풀향기 가 나는데, 처음엔 이게 무슨 냄새인지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그거더라고요. 냄새만 맡으면 꽤 불쾌한 편인 듯...
교통
- 버스는 특이한 게 끈을 당겨서 정차 신호를 줍니다. 신호가 들어오면 소리가 나는데, 그것 이외에는 아무 피드백이 없습니다 😳. 그러한 점을 감안해서인지 노면전차 벨도 비슷한 위치에 있는 고무끈을 눌러 정차를 하게 되어 있는데, 정말 이상하게 생겼습니다...
- 한국처럼 현재역,다음역 소리와 화면으로 알려주는 건 기대도 하면 안 됩니다. 알아서 지도 보면서 정류장 다 와 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그나마 근래 생긴 걸로 보이는 노면전차(Yellow Line 등)는 다음역 확인도 되고, 역에서 열차 들어오는 시간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 가격은 확실히 쌉니다. 2~3$면 탑니다. 심지어 노면전차는 티켓 확인도 안하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자차의 경우에는 선팅이 하나도 안 되어 있습니다.그래서 차 안에서 선글라스 쓰는 게 자주 보임.
- 왜인지 도요타 차의 인기가 엄청나게 좋습니다. 의외로 검소하게 사는 사람이 많구나 생각이 듭니다. 현기차도 꽤 자주 보입니다. 정작 한국에서 아반떼보다 더 잘 보이는 벤츠는 드물게 보이고, BMW는 그보다 많이 보이긴 함.
- 다운타운 쪽 가면 가끔 운좋게 로우라이더 차(e.g. 임팔라 64년식)를 볼 수 있습니다! GTA에서나 보던 걸 실제로 보다니...
- 역시, 확실히 교통은 한국과 일본 미만 잡 입니다...
관광 및 오락실
- 딱히 차를 렌트하지 않았고 일정상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아 열심히 놀러다니지는 못했습니다. Meta/Google/스탠포드와 같은 유명 기업 및 학교, Pier39/금문교 같은 랜드마크들, 그리고 적당히 시간떼우기 용인 박물관 투어 정도 했습니다.
- 언제나 그렇듯 차가 있어야 이동할만하고, 최소 자전거는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없으면 우버 열심히 부르는 수밖에 ...
- 게이머답게 또 오락실을 안 갈 수가 없죠 ㅎㅎ. 토종 아케이드장으로는 Dave and Busters가 있고, 외래산(?) 으로는 Round1이 있습니다. 비마니게임 할 거면 역시 후자가 좋습니다. 황금의 도시 답게 DDR 신기체가 있길래 한 번 맛 좀 보고 왔습니다.
번외: 영어 리스닝
- 사실 일주일 어학연수 다녀온 기분입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번에 확실히 느꼈습니다. 특유의 연음이나 L / ㅓ / ㅏ 발음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ㅠㅠ. 몇번이나 What? Sorry?를 연발했는지.
- 특히 인도계열 특유의 악센트는 정말 익숙해지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말도 빨라. 그나마 이제는 조금 버퍼링 걸려서라도 어찌어찌 듣기는 합니다.
-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프랑스식 영어는 발음을 너무 먹어서(?) 정말 잘 안들립니다. 왜 이렇게 안 들리지.
- 그리고 전에는 몰랐는데 문장이 조금만 길어져도 머리에서 해석을 못합니다. 문장이 끝난 줄 알았는데 말을 계속하네? 싶으면 그 사람이 한 말을 다 놓쳐버리게 됩니다.
- 하기 싫다고 그냥 안 했는데, 아무래도 LC공부를 해야 할 강력한 동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다음에 갈 일이 있다면 좀 더 준비된 모습으로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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