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23. 4. 14. 01:25 - lazykuna

대화

출처: 원신 나히다 디시콘

예전같지 않게 요즘은 잠자리에 누우면 자꾸 잡생각이 많아진다. 좋은 일이 아니다. 내일을 위해선 빠르게 잠들어야 할 텐데. 그렇게 누워서 잡다한 생각을 하다 보니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퇴근하고 나서 지친 마음을 유튜브를 보면서 달래곤 한다. 카카오팟 향우회(고름팟) 방송을 종종 보곤 했는데. 정말 밑도 끝도 없이 일상적인 주제로부터 정신나간 입담을 선보이는 저 재능을 보면서 배꼽이 빠져라 웃었고, 서로 모여 합방을 하며 재미있게 티키타카 하는걸 보면서 킥킥 쪼갰다. 근데 보다보니까 나는 저렇게 할 수 없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나도 저렇게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물론 저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재능”의 영역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정확히는 타고난 “광대”일 거다… ㅋㅋ. 보고서 따라해 볼까 싶었지만, 난 성대모사도 잘 못하고 익살스러운 동작도 잘 못한다. 일단 광대짓으로 즐겁게 놀아보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적극적으로 묘사하기 등으로 연습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만 일단은 제쳐두고… 그럼 내가 해볼 수 있는 다른 건 뭐가 있을까.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다른 사람이랑 있을 때 참 불편할 때가 많았다. 근본적인 원인은 대화를 잘 못 한다는 거다. 근데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다. 보통은 정상적으로 대화가 잘 이어지는데, 특정 사람의 경우가 유독 심하다. 특히 이성(여자)랑 대화하면 그게 더 심한 것 같다. 자꾸 어색한 공백이 돈다. 편하게 아무 재밌는 얘기하고 싶은데 😭

그러다가 (또) 유튜브에 재미있는 영상이 떴다. 연애특강 비스무리한 건데, 무슨 소리 하나 궁금해서 틀어 봤는데 의외로 꽤 유용한 내용들이 많았다. 정확히는 단순 이성과의 연애를 넘어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대화할 때 써먹을 포인트들이 굉장히 많았다. 일단 감정.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고 동시에 내 마음(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걸 내가 너무 몰랐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야기 꼬투리 잡아가면서 늘이는 것도 내가 그동안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들 중 하나. 더불어, 내 스스로가 주변의 이야기들에 너무 무심하고 “연관해서” 기억을 잘 안하는 특성도 나쁜 점 중 하나였다. 항상 뒤돌아서야 “아 이런 떡밥이 있었는데 이야기할걸”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질문으로 상대의 의도나 대화 끌어내기도 한번도 대화할 때 인지해본 적이 없다. 저것들만 잘 해도 생기있게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새삼 생각이 드네.

종종 답답한 상대를 만나면 ‘왜 이렇게 나는 인복(?)이 없나’ 싶은 생각을 했는데, 생각해보면 내 얼굴에 침 뱉는 게 아니었나 싶다. 내가 이끌어내면 될 문제였는데 남 탓만 하고 있었고, 게다가 내 주변에 결국 나랑 비슷한 수준의 사람이 오는 게 당연한 것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다 ㅋㅋㅋ...

아무튼, 이것저것 보면서 내 문제점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 같다. 결국 나는 언제나 그랬듯, 인간 관계에 투자하는 건 낮은 우선순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어도, “저 사람 왜 저러지?” 같은 궁금증이 해소되고, 불편한 침묵 대신 즐겁게 주고받는 대화를 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 못했다면, 적어도 피드백이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좋은 자료들이 많아서 "brain dump"라도 가능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새삼 느끼지만 대화(인간관계)도 공부다. 다만 정규교육과정도 솔루션도 없고, 문제에 대한 정답지도 없고, 해설도 없고,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게 문제지. 드럽게 어렵네. 미연시라도 하면 도움되나 싶은 헛된 생각이 드는 한밤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