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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5. 29. 23:53 - lazykuna

[2023 도쿄여행-0] 여행 전 준비

이직한 이후로 근 1년간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했고, 계속되는 업무로 슬슬 지쳐가는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한일 모두의 엔데믹 선언과, 일본 제약이 풀려서 여행 무비자가 가능해졌고, 회사에서는 큰 프로젝트가 하나 끝났다. 여행가기 최적의 시기라는 것이다!

근데 이번에는 같이 갈 친구가 마땅하지 않은 게 문제다. 아무래도 슬슬 친구들도 일을 시작하다 보니 시간 맞춰 가기도 어려운 거다. 고심끝에, 이번에는 홀로 가는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인생은 결국 혼자서 살 줄 알아야 하는 법인데, 여행도 혼자 갈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일단 무지성으로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도쿄 왕복 표로 나름 싼거 찾는다고 찾은게 27만원. 굳이 급하게 갈 필요는 없지만, 지금같이 갈만한 시기에 안 가다가는 이제는 아예 여행 가는 법 자체를 까먹을 것 같아서 어떻게든 비행기표부터 끊었다. 여행의 시작은 원래 비행기 표 끊기이기도 하다. 일단 끊으면 어떻게든 계획을 짜기 때문이다 ㅎㅎㅎ

그래서 비행기 표는 끊었으나,,, 요즘 회사일과 공부로 바쁘고 정신이 멀쩡하지가 않은지라 여행 1주일이 남은 상태에서 부랴부랴 준비하게 되었다. 일단 이번 여행 하기의 목표는

  1. 후지산 사진찍기 (at 야마나시현)
  2. 렌트카 타보기
  3. 혼자서도 잘해요: 여행 혼자 가보기 (이번에는 시간 맞는 친구가 없기도 했다…)

였고, 여기에 맞춰서 갈만한 곳을 지도에 무지성으로 찍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참고해보기도 했다. 참고로 다른 사람 여행 똑같이 따라하는 것도 의외로 꽤 재밌다 ㅎ.

 

대충 여행갈만할 스팟을 구글 지도에 찍고 보니, 도쿄 동부쪽이랑 가와구치 호 근방에 이벤트가 많이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이제 숙소와 교통편을 정할 차례. 즉 예약이다. 일단 예약한 순서대로 생각을 해보면…

  1. 공항버스 예약 (출발지 터미널 알아둬야 함)
  2. 스카이라이너 예약 (일본의 고속 공항 철도. 도착지 터미널 알아둬야 함. 에어서울은 나리타 1 터미널 이더라. 닛포리까지 간다.)
  3. 버스 예약 (가와구치코까지 가야 함. 공항이랑 스카이라이너 시간 고려했을 때 빠듯해서 좀 고민이었는데, 일단 시간 안 맞으면 돈으로 떼운다는(?) 마인드로 걍 쿨하게 예약때림.)
  4. 공항 유심 예약. 이쯤까지 예약하면 어떻게든 이번 여행은 중타는 때릴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진다 ㅎㅎ.
  5. 숙소 예약. 어디가 좋을 지 평 찾는게 쉽지가 않음.
  6. 렌트카 예약.
  7. 환전

 

환전은 대략 6만엔 정도 했다. 다만 은근 숙소나 기타 시설들을 미리 예약해두면 교통비나 굿즈 사는 비용 빼고는 추가비용이 안 들어서 많이 환전할 필요성을 요즘은 못 느끼겠다. 그리고 어지간한 굿즈는 이미 많이 샀기에 아마 이제는 더 안 살 것 같다… 필요하면 amiami에서 직구하면 땡이기도 하고…

 

숙소는 좀 골치가 아팠다. 아무래도 렌트카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닐 계획도 있다 보니 동선을 먼저 확정지어야 숙소를 잡는데, 그게 좀처럼 잘 잡히지가 않더라. 그리고 숙소는 너무 자주 옮기면 피곤한 감이 있어서 최소화시키는 게 제일 좋은데, 그 두개를 충족하려면… 렌터카 근방 + 교통편 잡히는 곳 ⇒ 최소한 이 두개를 충족시켜야 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숙소 근처 걸어서 볼거리 많으면 더 좋고. 다 렌트카 계획이 실패할 때를 위함이다(Plan B). 이래저래 쉽지 않다 😨

 

렌트카는 숙소랑 같이 딸려 오니까 비교적 쉽다. 당연히 국제운전면허는 미리 발급받아놔야 하고(발급에 정말로 얼마 안 걸림), 당일 대여로 했다. 타이바리라는 사이트에서 예약을 했는데, 노쇼시 위약금이라는 거창한 경고와는 달리 막상 결제는 현지에서 하더라? 이걸로 준비는 끝났고, 직접 운전해볼 생각에 신나면서도 생전 처음 타는 우핸들 차를 무사히 몰 수 있을지 걱정이 함께 들었다.

 

스카이라이너는 예약 시 발차 시간 맞춰서 예약해야 하나?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 돈만 미리 선납해놓고, 발권은 가서 직접 하는 구조였다. 시간대를 이후에 고를 수 있는게 아주 좋았음. 맘 편하게 첫날이랑 마지막날 두개 결제하면 된다.

여기에도 알리페이, 위챗페이의 아우성이…

아니 근데, 이 새끼들 하나카드 VISA 결제하면 보안 프로그램을 요구한다. 맥에서 안 돌아간다. 하… 🤦 오래간만에 게이밍 컴퓨터 켜서 결제하려고 해도, 이새끼들이 ActiveX 시절 프로토콜을 그대로 써서 설치조차 못 한다. 결국 하나카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안프로그램을 직접 설치 후에야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다. 🤬

 

아직도 중요한 예약건이 하나 남아있다. 바로 이번 여행의 핵심인 가와구치호까지 가는 버스편 예약이다. 대충 highwaybus(한국어도 있음)에서 검색하면 나오니까 버스를 찾고 예약하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다만 시간 맞추는 게 좀 쉽지 않았는데, 일단 비행기 도착 시간이 4시로 잡혀있고, 나리타 - 우에노 - 신주쿠 터미널까지 이동 시간만 1시간이 걸린다. 입국 수속 1시간 잡고 자잘한 시간 1시간 잡으면 7시일 것이므로, 넉넉잡아 8시로 정했다. 다시 신주쿠로 돌아올때는 체크인 시간을 고려해서 1시 출발 버스로 했다. (신주쿠에 2시반 도착이니까, 3시 근방에 숙소로 갈 수 있다)

 

교통편이 잡히고 여행 스팟들이 정해지면 숙소가 아주 무난해진다. 대충 보니까 가와구치코 역 근방에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된다. 아주 빠르게 숙소를 예약한다. 한 모 기자님 말대로 호텔스컴바인으로 대충 함.

조금 짧지만, 가와구치코와 도쿄 각각 하루하고 반나절 컷 생각해서, 가와구치코 이틀 도쿄 하루 숙소 예약 해 두었다. 가와구치코는 도착하면 밤 10시가 될 예정이라, 최대한 역에 가깝고 동시에 최저가인데로 잡았다. 도쿄는 주로 들리는 곳이 동쪽(아키바, 긴자 등)이 될 것 같아 그 근방 최저가로 잡았다. 최저가인 이유는 어차피 혼자 가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도쿄 숙소는 나름 호텔인데 코인호텔보다 가격이 싸다는 거다. 뭐지…?

 

유심 예약도 나는 로밍 안쓰는 짠돌이니까(ㅎㅎ), 별도로 공항에서 무제한 유심 신청해서 쓰는 것으로 했다. 이것도 공항유심센터에 인터넷 예약 신청해 둔다.

 

큰 틀에서의 계획은 다 짰지만, 플랜 B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여행은 목표(갈 곳)가 많아 시간이 타이트하고 우핸들 외국 첫 렌트카라는 위험요소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계획 없는 무지성 여행을 하기는 좀 어렵다.

일단 렌트카 대여 자체가 실패할 경우 자전거 대여를 해볼 수 있다. 다행히도 일본은 자전거 대여할 수 있는 곳이 많은 편이다 (가와구치코는 물론). 다만 유일한 걱정은, 렌트카 이용 도중 사고나 딜레이가 발생할 때 후속 처리를 잘 할 수 있을지가 굉장히 걱정되었다. 이후에 이야기하겠지만, 일본에서 렌트카 대여 도중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전화를 사용해야 하는데, 유심을 대여해서 한국 전화번호를 쓸 수가 없는 게 꽤 곤란한 점이었다. 무책임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조심해서 운전해야지 다짐하는 게 나의 최선이다…

호텔은 가능한 다른 교통 수단을 보니까 어떻게든 갈 수 있어서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였다. 예약 버스는 30분 전까지 거의 무료로 취소가 가능해서 이것도 시간이 절대로 안 될거 같으면 그냥 취소하고 다시 현지에서 예약하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귀국하는 날은 체크인 전 최소 2시간 전에는 공항 도착해야 하는 것을 잊지 않게 스케쥴 잘 짜고. (아마 3시간 전부터 출발 하면 된다)

 

갤스 출첵 쿠폰은 등록해놓고 요즘은 먹질 않네...

이렇게 정해진 일정을 혹시 모르니, 구글 캘린더에 적당히 리마인더로 넣어 놓는다. 원래 같으면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이번 여행은 확실히 시간이 타이트해서 어쩔 수 없다. 😥

 

이제 이걸로 아마? 모든 준비가 끝났다. 혼자서 여행 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는건 처음이라 이정도면 된건가 아닌건가 잘 모르겠지만, 무탈하게 다녀올 수 있기를 빌어본다. 이제 일주일 뒤 비행기 탈 준비만 하고 발씻고 딱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