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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9. 18:08 - lazykuna

Looking Back 24Q2

올해 2분기는 정말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

엔지니어링의 길

엔지니어링의 길이라, 항상 걷던 그 길인데 다시 되돌아보게 됩니다. 마치 산을 등산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입니다. 길이 있기에 산을 오르지만, 문득 오르다 보면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해지고 뒤돌아보게 됩니다.

석사 경력을 치기도 하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어림잡아서 못해도 5년 가량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일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전부 의미 있는 일들이었고, 제가 있던 회사들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도적으로 필요한 것, 있으면 좋을 것에 대해서 꾸준히 의견 제시를 했고 실천도 했지요. 아직 커리어 초반이지만 여러 재미있는 일거리들을 맡거나, 일자리 제안이 들어오고, 제가 이정도 존중을 받고 있다는 것에 가끔은 뿌듯함을 느낍니다.

남들이 평가하는 제 자신 이외에도, 요즘에는 제 주변에 참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고 느낍니다. 기술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인간됨됨이 자체가 너무 좋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제가 감히 이들 사이에 끼어도 될지 가끔은 경외감마저 느낍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제가 그 정도 사람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거겠지 생각합니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고치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한번 뿌듯합니다.

의미있는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초심 안 잃고 잘 할 수 있기를 스스로 바래봅니다.

확장성

근래 프로젝트 사이 텀이 생겨서 약간 다른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그동안 필요했는데 아무도 손 보지 않았던 공용 라이브러리 기능 개선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동안 불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많았지만 아무도 손을 보지 않았는데, 이런 걸 수정해 줄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은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도 없다면 그 라이브러리는 결국 썩어서 쓰지 못하게 되고, 라이브러리가 없으니 없던 시절로 돌아가는 문제가 생깁니다. 코드 파편화, 툴 대신 직접 쿼리 사용 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생산성 하락의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 이외에도, 그동안 미뤄 두었던 onboarding 프로젝트라던가, 이슈 매니징 히스토리 같은 것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인수인계 문서들인데, 제가 직접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반복되는 가르침 같은 것들은 문서화를 잘 해 놓는 것이 반복되는 노동력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모든것들은 지속 가능한 조직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스케일리빌리티(Scability)가 조직 문화에서 참 중요한 요소라고 제가 읽었던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가져야 할 면모 중 가장 중요한 건 당연 1인분 이상의 훌륭한 개발 및 이슈 대처 능력이겠지만, 누군가는 그 작업의 근간이 되는 개발 환경을 손보아야 할 것이고, 만약 그렇게 해야 한다면 지속 가능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걸 느낍니다.

또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 꾸준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이런 고민 할 시간도 이젠 없어지겠지요…

컨퍼런스

어쩌다 보니 모 대학교 취업박람회에 참여도 하게 되었습니다. 가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뵙고 오랜만에 보는 대학원 동기들도 반가웠네요. 역시 만날 인연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 있으니, 항상 착하게 살고 착한 말 쓸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합니다. 특히 회사 이름 걸고 하는 일인만큼 더더욱 그렇습니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더 많아질 테니 더 잘해야겠죠…

알고리즘

그동안 알고리즘을 제대로 파보질 않은 게 계속 신경쓰여서, 이번에 리트코드를 꾸준히 근성있게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하루에 한 문제 정도는 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익숙해지면 빠르게 풀 것이니까 이걸 믿음삼아서 처음엔 힘들더라도 근성있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다 보니 확실히 익숙하지 않은 유형과 익숙한 유형들이 갈립니다.

익숙하지 않은 유형들은 처음엔 “이런게 왜 필요해” 생각을 했지만, 생각해보면 언젠가 어디서 쓰입니다. 머지 소트를 실제 커다란 데이터를 처리할 때 변형한 형태로 쓰던 걸 생각하면, 알고리즘은 결코 실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억지 알고리즘(보통 그리디…)은 아니더라도, 어떤 알고리즘을 푸는 데 사용하는 자료구조는 절대로 익혀둬서 나쁠 게 없습니다. 거기에 익숙해지면 문제도 빠르게 풀겠죠.

한 두달째 됐는데 그 성과를 조금씩 맛보고 있는 듯 해서 기쁩니다. 계속해서 오답노트도 정리중이고요. 언젠가 다 풀면 목표 달성입니다. 근데 아직 한참 남았네요 😭

내 자신 찾아가기

짧은 연애가 끝이 났습니다. 여러 생각이 들지만 무엇보다도 제 스스로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알아 갈 수 있었습니다.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제 스스로에 대해서 그동안 너무 무지했고, 방치해 두었다는 생각을 끝나고서 많이 합니다. 제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 그 어느 것에도 제대로 충실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잘 해 왔던 거(=공부, 일…)를 보고서, 스스로를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던 게 아닌가 반성합니다. 남과 내가 많이 다르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내 자신을 모르니까 남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말을 이해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네요.

그동안 몰랐던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서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게임이나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너무 안 본지 오래되었는데 시간 내어서 조금은 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음식점도 가 보고, 가보고 싶었던 콘서트 같은 것도 찾아서 예매해보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제대로 안 했던 패션도 좀 맞춰 보고요. 힘들때는 타이르기보다는 천천히 갈 수 있는 태도도 가져보고. 그렇게 해서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엔지니어링을 포기한단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힘인데 누가 뭐라고 해도 근간을 잃어서는 안 되겠죠 😄. 엔지니어링만 하다가 다른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은 되돌아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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