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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2. 7. 23:36 - lazykuna

붉은 여왕과 상대성 이론

걍 나무위키에서 긁어 왔습니다. 출처는 pop-pd.exteen.com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붉은 여왕 이야기를 아시나요? 이야기를 간단히 말하면, 내가 빠르게 움직이더라도 주변 풍경이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으면 그보다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로부터 파생된 생물학 이론 『붉은 여왕 효과』가 유명하죠.

그런데 요즘 느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붉은 여왕 효과에도 "상대성 이론" 같은게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예컨데, 이전에 어떤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합시다.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느새 짬이 차서 남들보다 빠르게 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이전에 하던 일이 잘 되어서 보다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른 보상도 더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행복하기만 할까요?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사람일 겁니다. 빠르게 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그말은 앞서 나가기는 커녕, 내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것만으로도 숨가쁘게 뛰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숨이 차면 잠깐 걸어 가도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이제는 잰걸음을 걷다가는 뒤쫓아오는 무리의 사람들에게 밟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납니다.

세상이 레코드 판이라면, 바깥으로 갈수록 더 세밀한 음악을 듣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뛰어야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나이 들어서도 열심히 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 저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다만, 뛰다 보면 주변에 보이는 것들 중 미처 손에 집지못한 것들이 자꾸 아른거립니다. 잠깐 속도를 늦춰, 집어간 뒤에 다시 뛰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따금씩 듭니다. 지금 당장은 그럴 수가 없어 그것들을 제 마음 한켠에 적어놓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