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23. 5. 6. 15:47 - lazykuna

J-Metal 이야기, 그리고 DRAGON EYES

언제부터 J-Metal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중학생 때 우연히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모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통해 일본노래에 푹 빠져들었고, 팝으로 입문했던 노래 취향이 점점 락을 거쳐 메탈쪽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냥 화려한 멜로디와 강렬한 드럼과 기타 리프 소리가 좋았을 뿐이었다. 역시 괴팍한 거 좋아하는 내 성격은 어디 안 가고 점점 마이너한 장르로 빠져들고 있음을 느낀다. 나이 먹으면 차분한 거 좋아하게 된다던데 택도 없는 것 같고, 뭔가 ZZ 밴드 아저씨들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고 있다...

"미친 드러머" 짤로 유명한 그 밴드...

여기서 들어올법한 질문은 "J-Metal이란 도대체 무엇이냐?" 라는 것이다. 더 자세히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메탈은 알고 락도 알고 JPOP도 알지만, J-Metal은 생소하기 그지 없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마치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알고 김치찌개도 알지만, 민트김치찌개는 도대체 무슨 영문이냐는 거랑 비슷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나도 전문가는 아니라 이 장르에 대해서 잘은 모르기 때문에 정의내리기 조심스럽지만, 이쯤되면 적당한 신뢰도의 위키피디아를 참조해 볼 수는 있겠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8090년도에 일본 내에서 큰 붐이 일었던 메탈 장르라고 하며, 음악적 특성으로는 쓰래시 메탈포스트 하드코어(Emo) 특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저 정의가 J-Metal과 가장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빠른 비트의 트윈페달 주법이 특징인 쓰래시 메탈은 서양에서 먼저 발생했기에, 해당 장르의 노래는 당연히 이쪽이 훨씬 많고 근본 또한 있지만 -- 이틀테면 Metallica 의 Master of Puppet 라던가 -- 창법과 멜로디 전개 자체는 "메탈 그 자체"다. 목을 긁어서 내는 쇳소리 보컬과 기타 리프가 강렬하고 인상적이지만 코드에 감성은 없다. 그 흔히 말하는 4-5-3-6 같은 전개 말이죠. 이모코어(멜로딕 메탈) 같은 경우는 훨씬 가깝다. 대표적인 랩소디의 Emerald Sword나 드래곤포스 TTFAF와 같은 경우는 비트도 빠르고 멜로디도 인상적이다. 그래도 아직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면... 창법이 아닐까? 이미 멜로딕 메탈의 목소리는 원조 메탈에 비하면 훨씬 정갈한 느낌이지만, 좀 더 생목으로 시원하게 내지르는 일본 여가수 특유의 목소리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리고 특유의 "일본식 코드 전개"도 별미가 아닐 수 없다. J-Metal은 그러한 점에 있어서 강점이 있다. 남성 그룹으로 잘 알려진 X-Japan과 GALNERYUS를 비롯해서, 최근에도 오페라마천루와 같은 그룹이 나오고 있고, 이외에도 여성 가수들의 J-Metal도 참 많다. Lovebites나, 기타도라에서 유명(?)한 Dragon Guardian의 암흑무도회나, 오늘 쓰려고 하는 DRAGON EYES도 있다. 그리고 Kawaii metal의 대표주자인 BABYMETAL도 있으나, 여긴 노래 성격이 약간 결이 달라서 호불호 탈 수 있을 듯.

사실 J-Metal을 별도 장르로 보는 건 어폐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J-Metal은 지리학적 의미에서 보는 분류법이고, 그 실체는 스피드 멜로딕 메탈에 가깝다고 봐야 맞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일본식 코드 전개와 여성보컬 함유량이 높다는 점에서는 확실한 차별점을 준다.

아무튼 본론은 DRAGON EYES곡을 쓰려고 했는데, 뭔가 글이 너무 중구난방이 되었다 -_-; 어쩌다가 듣게 되었는데, 저 위에 쓴 J-Metal 조건을 모조리 만족한다. jpop 코드에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빠르고 정신없는 트윈페달, 힘있게 진성으로 내지르는 여성 보컬, 특유의 고딕풍의 악기 구성 (개인적으로 현악기가 많이 쓰이는 느낌을 받음).

다만 신기한게 해당 밴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공식 사이트를 들어가봐도 정보가 거의 없다. 다만 보컬 마나미씨의 트위터를 보니까, Dragon Guardian 밴드에도 참여한 전적이 있다는 걸 알았다. 결국 그 목소리가 그 목소리였던 것이었을까... 😅

아무튼 이러한 특색을 가진 가수들이 더 많이 활동하고 유명해 질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메탈 자체가 선호받는 장르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기는 하다. 듣는 내 입장서도 가끔 참으로 산만한 음악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신나게 30분 고막을 두들기고 있는 나였다...